주식·채권·부동산의 대안으로 떠오른 우라늄 투자 [최준영의 경제 바로읽기]

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2024. 1. 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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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당 40달러에서 90달러로 2년간 가격 급상승…ETF 활용한 간접투자뿐 아니라 직접투자도 가능

(시사저널=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일반적인 투자 대상으로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이 꼽힌다. 하지만 채권의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크게 인식되고 있다. 부동산 역시 부채비율 증가와 거래 감소 등으로 인한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뜻 진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상가,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 부문의 침체가 길어지고, 투자금이 장기간 묶이면서 어려움을 겪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주식의 경우 소수의 기술 대형주에 투자가 집중되면서 가격이 크게 올라 새롭게 진입하긴 부담스럽다.

최근 원자력발전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부각되면서 우라늄 가격 역시 급등하고 있다. 사진은 런던 ICE 선물거래소 등에서 거래된 원유 가격 추이를 살피는 한국석유공사 직원들 ⓒ연합뉴스

원전 주목받으며 우라늄 가격 급상승

적당한 투자 대상이 보이지 않을 때 대안으로 원자재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 원자재 투자라고 하면 석유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석유는 지속적인 수요에 기반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려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의외로 변동성이 커서 투자 리스크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유국의 입장 변화에 따른 공급 변화, 그리고 경기 변동에 따른 수요 변화가 큰 시장 변동성을 제공하면서 가격 급등락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단기 투자에 능숙하다면 변동성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한 것이 석유를 제외한 에너지 자원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화석연료 시장이 축소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수요는 유지되고 있으며, 오히려 신규 공급이 감소하면서 가격은 강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을 들 수 있다. 국제시장에서 우라늄은 오랫동안 소외돼 있었다. 대규모 원전을 운영하던 독일과 일본이 탈원전 정책을 채택함에 따라 수요가 급감했으며, 신규 원전 건설 역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라늄은 대표적인 공급과잉 상품으로 여겨지면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10년 가까이 낮은 가격을 유지했다.

하지만 최근 2년 사이에 우라늄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파운드(약 435g)당 40달러 수준을 유지하던 우라늄 가격은 2023년 초반 50달러대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12월에는 90달러에 이르면서 1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우라늄 가격의 상승은 원자력발전을 둘러싼 관점의 전환에 따른 것이다. 원자력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고수하던 유럽의 녹색당 등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에서 원자력발전의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핀란드, 스페인, 벨기에 등은 원자력발전의 확대를 추진하기 시작했으며, 스웨덴의 경우 에너지 목표를 '100% 재생에너지'에서 '100% 비화석에너지'로 전환하면서 원자력 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신규 원전 건설보다는 기존 원자로의 가동연한을 연장해 더 오랫동안 사용하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당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던 우라늄 수요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향후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도국에서도 원자력발전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이집트, 방글라데시 등도 원자력발전소를 최근 완공했거나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우라늄은 과거 가격 하락으로 채굴 활동이 감소했다. 2022년 세계 생산량은 2017년보다 18% 감소하기도 했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전체 우라늄의 60%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니제르, 중국 등에서 공급되고 있다. 신뢰할 만한 서방국가로부터의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우라늄 가격의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우라늄 공급 국가는 러시아지만, 우라늄 매장량의 5% 이상을 차지하는 니제르에서 지난해 7월 쿠데타가 발생하면서 공급 감소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가격 역시 상승했다.

우라늄은 지구 곳곳에 매장돼 있지만 우라늄 광산 신규 개발 및 생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의 수급 구조가 단기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낮다. 유럽 최대의 우라늄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스웨덴이 최근 개발계획을 밝혔지만 언제 실제로 생산이 가능할지는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2025년이 되면 우라늄 현물 가격이 파운드당 200달러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우라늄에 대한 투자는 ETF(상장지수펀드)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미국 시장에는 4종류의 우라늄 ETF가  상장돼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Global X Uranium ETF의 경우 우라늄 채굴 및 광산 관련 기업을 주축으로 원자력발전 부품 기업들이 포함돼 있다. 만약 우라늄에만 직접투자를 하기 원한다면 선물시장에서 직접 거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우라늄 광산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캐나다 기업인 카메코의 주식을 매입해도 된다.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카메코의 주가는 2019년 초반 11달러 내외에서 현재 42달러까지 상승했다. 런던 시장에 상장돼 있는 옐로케이크도 대표적인 우라늄 주식이다.

현재의 수급 구조 당분간 이어질 듯

새로운 기술과 신제품은 미래의 수익을 꿈꾸는 투자자를 유혹한다. 2023년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이차전지와 전기차 관련 주식이나 미국 증시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던 인공지능 관련 주식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와 발전이 그만큼의 수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투자자는 기대감으로 빠르게 움직이지만 기업의 실적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느리게 움직인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들은 재생에너지와 전기차를 먼저 떠올리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악화로 인해 가격이 2배 이상 치솟은 코코아가 투자 대상으로 더 적합할 수도 있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발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면서 우라늄 투자는 끝났다고 생각한 사람이 많았지만 원자력발전에 대한 재평가가 불과 10년 만에 다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23년 예상치 못한 투자 성과를 올해 다시 반복할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저평가되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대상을 찾으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한 2024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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