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포수의 가슴이 다시 뛴다…한화서 새 도전 나선 이재원, “다시 활기차게 야구하고 싶었다”
베테랑 포수 이재원(36)은 2024년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그는 2023시즌 종료 후 자그마치 18년을 몸담았던 SSG를 떠나게 됐다.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겠다는 의지가 컸다. ‘원클럽맨’ 경력을 포기한 이재원은 그길로 새 팀을 찾아 나섰다. 이 과정에서 SSG로부터 코치 제의를 받아 은퇴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대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면 후회가 남을 것 같았다.
이재원은 지난 6일 스포츠경향과 통화하며 “저를 믿어주는 가족과 주위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이렇게 끝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결국 지난 연말 한화와 연봉 5000만원 계약을 한 이재원은 정든 인천을 떠나 대전에 둥지를 틀었다.
“원래 활기찬 선수였는데….” 이재원은 자신을 ‘재밌게 야구를 하던 선수’라고 표현했다. 그가 ‘과거형’으로 이야기한 이유는 최근 몇 년간 겪은 부진 때문이다. 이재원은 SK(현 SSG) 시절이던 2018년 팀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며 130경기 타율 0.329, 17홈런, 5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9를 기록, SSG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해당 시즌이 끝난 뒤에는 SK와 4년 총액 69억원의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원은 2019시즌부터 조금씩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1시즌 107경기 타율 0.280을 기록하는 등 반등한 적도 있으나, 지난해에는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내며 27경기 출장에 그쳤다. 타율도 0.091로 곤두박질쳤다. ‘활기차고 재밌게 야구하던’ 모습도 점점 희미해졌다. 이재원은 “다시 한번 밝고 재밌게 야구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못해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재원은 한화가 자신에게 어떤 점을 기대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단 한 타석이 주어지든, 1이닝 동안 포수로 나가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채)은성이가 주장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고, 제가 앞서 경험한 것들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김)강민이 형과도 이런 점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재원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한동안 잊고 있던 ‘설렘’을 느끼고 있다. 그는 “현재 감정은 긴장 반 설렘 반이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이적을 하다 보니 긴장감이 없진 않다”고 했다. 국가대표를 지낸 베테랑 포수로서 한화 영건들의 공을 빨리 받아보고 싶은 두근거림도 느낀다. 이재원은 “한화 투수들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높은 것 같은데, (문)동주나 (김)서현이 등 어린 투수들의 공을 받아보고 싶다”며 “이미 (최)재훈이가 좋은 말을 많이 해줬겠지만, 저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이재원은 SSG와 한화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지금까지 보내준 많은 관심 가슴 속에 다 담고 가겠다”고 SSG 팬들에게 진심을 전한 이재원은 한화 팬들에게 “팬분들이 느낀 팀 성적과 관련한 아쉬움을 푸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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