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만 보는 넷플릭스? 기대 못미친 '넷플 속편' 이유는[정지은의 집순이리뷰]
2023년은 넷플릭스에게 있어 여느 때보다도 이전에 사랑받았던 시리즈들의 속편 공개를 예고해 많은 이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해다. 웹툰 기반 원작에 이응복 감독 연출로 탄생한 '스위트홈', 류준열과 조진웅의 치열한 연기 대결로 한 형사와 청년 사이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낸 '독전'의 다음 이야기까지. 하지만 다채로운 소재를 장착한 쟁쟁한 작품임에도 국내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쉽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의 상상력에 의존한 넷플릭스...속편 참사로 이어지다= 넷플릭스의 부진을 심각하게 알린 첫 번째 작품은 '스위트홈' 시즌 2였다. 김칸비 작가의 웹툰 '스위트홈'을 원작으로 탄탄하게 꾸려진 시즌 1은 2020년 공개 이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도 괴물들과의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그렸으며 주민들의 캐릭터 또한 각자의 사연이 돋보이는 서사로 채워져 흥미를 유발했다.
하지만 시즌 2에 접어들어 '스위트홈'은 세계관 확장을 선택했고 무리하게 영역을 넓힌 결과 스케일만 남은 작품이 탄생하고야 말았다. 시청자들이 시즌 1에서 시청자들이 사랑했던 배우들의 출연 분량은 현저히 줄였으며 연결 고리 하나 없는 새 캐릭터들이 등장했지만 시즌 1만큼의 임팩트를 주지 못했다. 그나마 배우들의 명연기가 서사의 공백을 어렵게 메꾸긴 했으나 서사에 무게를 두는 국내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독전2'의 실패 역시 '스위트홈'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독전'의 세계관을 확장시키고자 나선 백종열 감독은 '독전'의 타임라인 중 용산역 혈투와 노르웨이에서의 조우 사이에 원호(조진웅)와 영락(오승훈)의 이야기를 다루며 동시에 이 선생의 정체를 공개했다. 감독이 바뀐 것에 이어 주요 역할인 영락 역의 배우가 류준열에서 오승훈으로 교체돼 몰입감을 주지 못했고 굳이 만들어낸 미드퀄 또한 개연성이 실종되는 것을 넘어 1편의 결말까지 바꾸며 만들어낸 탓에 앞뒤가 맞지 않아 많은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넷플릭스 2023 성적표의 아이러니...국내는 혹평, 해외는 호평 = 놀랍게도 국내 시청자들의 반응과 달리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호평으로 뒤덮였다. 2023년 마지막으로 공개된 '경성크리처'는 지난달 22일 공개된 파트 1에 이어 지난 5일 공개된 파트 2까지 베트남, 대만에서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아시아 지역에서는 상위권에 안착했다. 더불어 출연 배우 한소희가 일본 악플러들에게 시달렸을 정도로 일본의 전쟁 범죄를 비판하는 서사로 인해 반기지 않았을 것 같았던 일본 시청자들은 '경성크리처'에 호응했고, 그 결과 '경성크리처'는 시청 순위 9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러한 양상은 '독전2'과 '스위트홈' 시즌 2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독전2'는 공개 이후 지난달 22일 기준 싱가폴, 태국, 모로코, 루마니아, 자메이카를 포함한 23개국에서 시청 순위 10위권 안에 안착했다. 로튼토마토, IMDB를 포함한 평가 사이트와 스크린랜트가 포함된 주요 영화 매체들의 해외 리뷰를 찾아본 결과, 이러한 현상은 서사나 스토리 전개의 개연성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국내 시청자에 비해 화려한 스케일과 화제성을 주목하는 해외 시청자들의 니즈가 통했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엔터테인먼트에 집중한 콘텐츠로 해외 팬들을 사로잡는 콘텐츠가 탄생한 것은 좋은 일이지만 해외 시청자들'만' 겨냥한 한국 콘텐츠가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잃어버린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될 것이다.
◇'오겜2'→'지옥2' 오는 2024년 성적표는 기대해도 좋을까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넷플릭스를 향한 기대감을 낮출 순 없다. 아직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던 '지옥'의 시즌 2,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신드롬이 됐던 '오징어 게임' 시즌 2가 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징어 게임'은 시즌 2가 제작되는 동안 실제 456명의 일반인을 상대로 오징어 게임을 실시하는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를 방영하며 '오징어 게임'에 대한 화제성을 지속시켰다. 더불어 최근 시즌 2를 촬영하는 세트장을 일부 언론에게 공개하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지옥' 시즌 2 또한 주연 배우 유아인의 마약 논란으로 인해 부재를 겪은 이후에도 여전히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가장 큰 차별점은 감독의 상상력에만 기댔던 '스위트홈', '독전'의 속편과 달리 웹툰 '지옥' 1편을 담당했던 최규석 웹툰 작가가 시즌 2 또한 각본을 맡았다는 점이다. 더불어 현재 '지옥' 시즌 2의 내용이 담긴 웹툰 '지옥2: 부활자'는 매주 토요일 네이버를 통해 연재 중이며 탄탄한 스토리로 7일 기준 9.8점을 유지하고 있기에 국내 시청자에게 중요한 요소인 서사 면에 있어서 탄탄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지은 기자 jea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최민식, 섬뜩한 눈빛…'파묘' 2월 개봉 확정
- 故 이선균 유서 보도한 TV조선, 8일 만에 기사 삭제…소속사 '진심 어린 사과 요구'
- 2만 관객 돌파 코앞인 '사낙타'…무슨 영화길래?
- '화이'→'노량' 김윤석 '아들 여진구, 죽는 모습 보고 온몸 떨려' [인터뷰]
- '노량' 400만 관객 수 돌파…박스오피스 1위 재탈환
- '노량' 김윤석, 김한민 향한 신뢰 '끈기, 계획 있는 감독' [인터뷰]
- '노량' 속 익숙한 얼굴들은 누구?…'이면' 여진구→'도요토미 히데요시' 박용우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집에서 만난다…'플라워 킬링 문' 12일 공개
- '선행 천사' 박보영, 새해 맞아 어린이병원에 2000만 원 기부
- 김태리·류준열·김우빈, 유튜브서 '외계+인2' 홍보 나선다…'십오야'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