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춤, 감독과 ‘야자타임’...웃음꽃 핀 여농 올스타전
코트 위 매사 진지한 프로 선수들이지만, 경기 도중 춤을 추고 감독에게 호통도 칠 수 있는 단 하루가 있다. 여자 프로농구 선수들이 감춰뒀던 끼를 올스타전에서 아낌없이 발산했다.
올스타 선수 20명과 6구단 감독은 7일 만원 관중 2309명이 입장한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2023-2024시즌 올스타전을 가졌다. 충남 아산시에서 올스타전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은 한 명 한 명 차례로 무대 위에 올라 역동적인 춤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선글라스, 꽃다발 등 소품을 직접 준비한 선수들도 있었다. 작년 올스타전에서 걸그룹 춤을 춰 이목을 끈 진안(28·BNK)은 이날 울퉁불퉁한 근육 무늬 옷을 입고 나와 또 한 번 관중 환호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팬 투표 1위 박지현(24·우리은행)이 이끄는 핑크스타와 2위 신지현(29·하나원큐)이 주장을 맡은 블루스타의 대결로 펼쳐졌다. 경기가 시작하자 블루스타 김소니아(31·신한은행)는 코트 바닥에 주저앉아 몸을 돌린 후 공을 건네 관중 웃음을 자아냈고, 핑크스타 박지수(26·KB)는 익살스러운 세리머니를 연달아 선보였다.
감독과 선수가 역할을 바꾸는, 이른바 ‘야자타임’도 가졌다. 블루스타 김정은(37·하나원큐)이 위성우(53) 우리은행 감독에게 자신의 유니폼을 입혀 코트로 들여보냈고, 자신이 직접 감독을 맡았다. 상대 핑크스타 감독으로 나선 이는 위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는 김단비(34·우리은행). 김단비는 “야, 야, 위성우가 구멍이잖아”라고 외쳤고, 김정은은 위 감독에게 “그렇게 할 거면 집에 가”라고 소리쳐 관중이 폭소를 쏟아냈다. 제자 박지현과 1대1 상대한 위 감독은 “항상 어리게만 봤는데 코트에서 보니 무게감도 있고, 많이 컸다고 느꼈다”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김완수(47) KB 사령탑이 박지수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서 선수들과 대결을 펼치는 등 감독들 모두 속속 코트를 밟아 함께 경기를 즐겼다. 감독, 선수들이 호흡을 맞춰 과제를 해결한 뒤 슛을 성공시키는 등 이벤트도 경기 도중 열렸다. 다이나믹 듀오가 이날 축하 공연을 진행했다.
경기는 핑크스타의 90대88 승리로 끝났다. 올스타 MVP(최우수 선수)는 박지수에게 돌아갔다. 2019-2020시즌 이후 통산 2번째 MVP다. 득점상은 26점을 기록한 블루스타 진안이 차지했다. 밝은 분위기 속 진행된 올스타전이었지만 각 팀 주장 박지현-신지현이 ‘지현 대결’을 가질 땐 선수들 눈빛이 살아나는 등 프로 면모도 드러냈다.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한·일 라이징 스타 맞대결에선 한국이 35대44로 졌다. 2000년 전후 출생 유망 선수들이 전·후반 10분씩 경기를 가졌다. 일본 선수단이 WKBL 올스타 페스티벌에 참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후 한·일 선수들은 함께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기념사진 촬영을 했다. 올스타 3점슛 콘테스트에선 일본의 카사기 하루나(25·미츠비시 전기)가 22점으로 우승했다.
/아산=김민기 기자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수험표 배달에 수험생 수송까지...“콜택시냐” 경찰 내부 불만 나왔다
- Trump team plans to end EV tax credit, potentially hurting Korean automakers
- ‘해리스 지지’ 유명 배우 “미국 디스토피아, 떠나겠다”
- 내년 아파트 공시가격도 시세 변동만 반영...현실화율 69% 동결
- 野 ‘이재명 무죄’ 법원 총집결에... 한동훈 “뻔뻔함 수준 넘어, 나라 망가뜨려”
- 제주서 불법 숙박업 혐의, 문다혜 검찰 송치
- ‘한동훈’ 이름으로 尹 비난 글 올린 작성자, 유튜버에 고발당해
- “노숙자 시절, 책 선물해준 은인 찾아요”… 베스트셀러 작가의 사연
- Tteokbokki festival kicks off in Korea’s gochujang hub
- 尹 대통령, 페루 도착...APEC 정상회의 일정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