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는 우리들의 별자리[다함께돌봄센터 쌤들의 기분 좋은 상상]

기자 2024. 1. 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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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엥~ 가을 쌤~”

2학년 승준이가 훌쩍이며 교실로 들어옵니다. 프로그램 시간에 댄스 영상을 찍기 위해 강사님과 돌봄교실 앞 학교 운동장으로 나간 사이, 그 잠깐의 틈에 축구공 하나를 두고 4학년 형과 실랑이하다 속이 상해 울음을 터트린 거죠.

전 일어나 별 말 없이 휴지 두 장을 툭 뽑아 주고는 앞장서 운동장으로 나갑니다. 교실에 남을 줄 알았던 아이는 눈물, 콧물을 닦으며 제 뒤를 졸졸 따릅니다. 아이 앞에서 4학년 형을 최대한 감정을 싣지 않고 불러들입니다.

“동우~ 교실로 들어와요.”

승준이가 살짝 눈치를 보더니 옅은 미소를 머금고 공을 굴리며 가네요. ‘형, 혼나겠지’ 하듯….

이 둘은 유소년 축구교실에 다닐 정도로 축구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만큼 승리욕과 자기주장이 강한, 비슷한 성향의 아이들입니다. 그래서인지 종종 갈등을 일으키고 서로를 속상하게 합니다.

이렇게 홍주초 학교돌봄터 1반은 20명의 각기 다른 별들이 ‘우당탕’ ‘깔깔깔’ 웃고 울며 평범해서 더 귀하고 소중한 일상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해 3월2일 설레는 마음으로 1반 교실로 들어가 20명의 아이들과 첫인사를 나눈 감격을 잊지 못하는, 여전히 아이들이 궁금한 새내기 돌봄 선생님입니다. 우리 반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제게 다가와 장난스레 웃으면서 이야기합니다. 참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별처럼 빛나는 소중한 삶 중에서 1년을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아이들 모두 하나하나 고유한 빛을 지니고 그 빛이 점점 커져 나가는 과정이 삶이라고 한다면, 돌봄교실에서 저의 역할은 그 하나하나의 빛을 서로에게 이어주는 별자리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명하고 크게 반짝이며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아이,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빛을 내는 아이, 오래 자세히 보아야 빛나고 있음을 알게 하는 아이, 가끔은 너무 작아 희미하게 보이지만 본디 품고 있을 빛을 더욱 반짝이며 빛나 갈 아이 등 홀로 동떨어지는 별 없이 하나하나 연결 고리를 맺어 1반의 별자리를 엮어 가는 중입니다.

그것은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정직한 가운데서 부모님과 돌봄 선생님의 사랑으로 가능한 일입니다. 아이들의 빛나는 별빛을 따뜻한 돌봄으로, 때로는 단호한 조언으로 건강하게 단련해 오롯이 하나의 별이 돼 세상 속에서도 빛나길 바라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훌륭한 돌봄 선생님이 된다고는 감히 생각지도 말하지도 못하지만 ‘하, 이 녀석 안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 한 번 더 안아주고 얘기를 들어주며, 함께 웃고 울며 눈높이를 맞추려 애쓰는 돌봄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오늘도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교실을 나섭니다. 저 별은 동우 별, 저 별은 승준이 별…. 어? 저 별은 동준이네. 별들이 쏟아져 내리는 반짝이는 하루입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다함께돌봄센터 등을 지원하는 아동권리보장원은 아동권리 증진, 돌봄, 아동보호, 자립지원 등 아동복지 정책과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개발 지원하는 아동권리 실현의 중심기관으로써 돌봄 사업의 효과적인 추진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한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www.ncrc.or.kr)

최진선(홍성군 홍주초 학교돌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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