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발 물류난' 길어질까…해운 운임 상승 '심상찮네'
홍해발 물류난으로 글로벌 해운 운임이 급등하면서 지중해로 향하는 선박의 공급량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운업계 내에서는 물류난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1월 3주차에 예정된 지중해 일대와 한국 등을 오가는 선박의 임시결항(블랭크세일링) 규모는 4만27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달 말 예고된 수치에 비해 4400TEU 줄었다. 1월 4주차의 경우 34%(1만2400TEU) 감소했다. 선사들은 해운 수요가 줄거나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하면, 운항 속도를 감축하거나 선복량을 조절하는 등 공급량을 줄인다. 그 과정에서 아예 운항이 중단되거나 특정 항구를 방문하지 않는 경우를 블랭크세일링이라고 한다. 임시결항 규모가 줄수록 공급은 늘어난다는 얘기다.
홍해발 물류난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 속 해운사들이 선박 공급을 소폭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사들은 그동안 홍해발 물류난을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보고 임시결항 축소에 소극적이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실질 수요는 증가하지 않아 섣불리 선박을 더 투입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가 미국 주도의 다국적 해군 결성을 계기로 지난달 운항 재개를 선언하는 등 물류난도 곧 끝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이후 머스크 선박이 공격받고, 홍해 운항 전면 중단을 최근 선언하면서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 결항이 준 것은 지중해 쪽에 선박을 더 투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군의)머스크 공격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글로벌 화물운임 분석기관 제네타도 "후티 반군 미사일 공격으로 발생한 수에즈 물류난은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라며 "해운 운임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사 입장에서 고운임 기조 장기화는 반가운 소식이다. 엔데믹 이후 해운업계의 손익분기점인 1000선 수준에서 머무르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기준 전주보다 7.79% 오른 1896.65를 기록했다. 1년 2개월 만에 1800선을 넘어서면서 1900선을 눈앞에 뒀다. 이는 올해 부진이 예상됐던 해운사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초 유럽·미국 노선 장기 계약 시즌을 앞두고 운임이 급등하면서 선사들이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쉬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최근 3주간 급등했다"며 "큰 폭은 아니더라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화주들은 높은 운임에 아우성이다. 한 수출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변동이 심하다며 이제는 운임 견적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다"며 "연초 장기계약 협상을 앞두고 막판까지 가격을 올리려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 했다. 선사들은 매년 협상에 앞서 전년도 연말부터 운임을 높이기 위해 임시 결항을 통해 공급을 줄이는데, 올해는 홍해발 물류난을 감안해도 상승 압박이 거세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수에즈 운하 운항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유럽·지중해 노선은 물론, 미주 동안·서안 등 다른 주요 노선 운임도 매주 수백달러 가까이 오르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운임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선사들은 파나마 운하 가뭄으로 통행이 제한되자 미주 동안 노선 선박들을 수에즈 운하로 배치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하마스를 지원하는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를 항해하는 민간 선박도 공격하면서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우회하고 있다. 희망봉 항로는 평균 6500㎞를 기존 노선보다 더 이동해야 하며, 기간은 7~8일 더 걸린다. 국적선사 HMM도 지난달 15일부로 수에즈 운하로 향하던 모든 선박을 희망봉으로 돌렸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파나마 운하가 2월부터 통과 선박을 절반으로 줄인다"며 "이를 피해 홍해로 우회하던 선박이 또 희망봉으로 돌아가면서 운임이 뛰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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