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 홍콩 ELS 중도환매 막고 한도 늘려 팔고…국민은행‧한국투자증권 현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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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사들이 고객들의 중도 환매 요청에도 불구하고 핵심성과지표(KPI) 때문에 이를 만류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12월 5개 은행과 7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홍콩H지수 ELS 판매실태 점검을 위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관리체계상 적지 않은 문제점을 발견했다고 오늘(7일) 밝혔습니다.
금융사들은 KPI 때문에 고위험 ELS 상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KPI 1000점 만점에 410점이 ELS 판매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었습니다. 고객이 추가 손실 등의 우려로 중도 해지를 요청했지만 은행원들은 자신의 KPI 불이익을 막기 위해 중도해지를 만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 ELS 가입자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9월 홍콩 ELS 손실을 인지해 문의하자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으니 지켜보자고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아직까지 해지한 사람이 없으니 좀 더 지켜보자고 해 기다렸는데 결과적으로 1000만 원 손실을 더 보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변동성(위험)이 커지면 자체 규정 상 판매한도를 감축하기로 했지만, 판매세가 증가하며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자 이를 어기고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신탁계약서, 투자자정보 확인서 등 일부 계약 관련 서류를 보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은 홍콩 ELS 불완전 판매 여부 등을 점검하기 위해 내일(8일)부터 홍콩 ELS 최대 판매사 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현장 검사를 진행합니다. 이달 중 신한은행, 미래에셋 등 10개 판매사로 검사 대상을 넓힙니다. 홍콩 ELS는 지난 5일부터 만기가 도래하며 투자자 손실이 확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 ELS 총판매잔액은 19조 3000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에 판매한 상품의 조기상환 실패 등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52.7%인 10조2000억 원의 만기가 도래합니다.
문제는 만기 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2021년 2월 H지수는 1만2229포인트였는데, 2023년 12월 말 5769포인트로 절반 넘게 떨어진 만큼 52.8% 안팎의 손실이 발생하는 겁니다.
홍콩 ELS는 은행 판매 비중이 82.4%(15조9000억 원, 24만8000계좌)로 가장 컸습니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17조7000억 원으로 대부분(91.4%)을 차지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투자자가 투자한 금액은 5조4000억 원으로 30.5%를 차지했고, 최초 투자자의 비중은 8.6%였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고객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 행태 등으로 인해 촉발된 위법 사항 등이 확인될 경우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신무경 기자 yes@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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