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구조조정 한파···엔씨 등 서비스 종료·감원 돌입
실적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게임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게임 이용률 감소 속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새해에도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는 등 사측을 상대로 대응에 나섰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게임 ‘트릭스터M’을 개발한 엔씨소프트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엔트리브)는 폐업 절차를 밟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엔트리브 법인을 2월15일 정리하기로 결정한 뒤 7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엔트리브가 개발·운영하는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릭스터M’, 야구게임 ‘프로야구H2·H3’도 서비스가 종료된다. 엔트리브는 2012년 엔씨소프트가 SK텔레콤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면서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만성적자에 시달렸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경영 환경을 고려해 (엔트리브) 게임 서비스 종료와 법인 정리를 결정했다”며 “서비스 종료까지 이용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 매출이 줄자 지난해 10월 변화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조직개편과 비용구조 절감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최근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법조계 출신 전문경영인인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공동대표로 영입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넥슨을 제외한 대다수 게임사들은 역성장을 면치 못했다.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물리적 거리두기 해제로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늘면서 이용률 하락에 따른 직격탄을 맞으면서다. 중소게임사 일수록 타격의 강도는 더 컸다. 경기침체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낮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기조가 이어졌다.
역할수행게임(RPG) ‘소울워커’를 만든 중소게임 개발·유통사 라이언게임즈는 지난달 소월워커 제작진 6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2017년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소울워커는 스마일게이트가 퍼블리싱을 맡으며 동시 접속자 수가 3만명을 넘는 등 서브컬처(일본 애니메이션풍) 게임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게임 지식재산(IP)을 활용해 만든 모바일 게임이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이용자들이 이탈했다. 라이언게임즈는 “늘어나는 개발비용으로 회사의 존폐마저 고려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밖에 ‘승리의 여신: 니케’ 흥행에 힘입어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시프트업은 지난 7월 ‘데스티니 차일드’ 서비스 종료를 발표하며 개발팀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블랙핑크 더 게임’ 개발사인 테이크원컴퍼니도 50여명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삼성증권 오동환 연구원은 “모바일 게임 시장 위축 속 (코로나19 여파로) 높아진 개발자 인건비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중국에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워 쉽지 않은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노동자들은 노조 설립을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엔씨소프트에 이어 NHN까지 지난해 게임업계에서는 여섯 번째 노조가 탄생했다. 코로나19 기간 호황을 누린 게임사들이 과거와 달리 채용 규모를 줄인 상황에서 이직이 쉽지 않다 보니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들은 사측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단체협약을 맺고,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단체교섭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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