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전력거래량 중 ‘원전 비중’ 8년 만에 최대치
석탄 발전 비중 32.9% ‘최대 전력원’
신재생에너지 비중 ‘한 자릿수’ 그쳐
지난해 전체 전력거래량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31.4%를 차지했다. 2015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원전 역할을 확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간 빠른 속도로 감소세를 보여온 석탄발전 비중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고공행진 여파로 작년에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을 보였다.
7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원전 전력거래량은 17만568기가와트시(GWh)로 집계돼 전체 전력거래량(54만3326GWh)의 31.4%를 차지했다. 원전 비중은 전년(30.4%) 대비 1%포인트 증가해 31.7%를 기록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전력거래량은 전력 판매 사업자인 한국전력이 발전사업자로부터 구매한 전력량을 말한다. 원전 비중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발전량이 늘어났다는 의미다. 실제 ‘탈원전 폐기, 원전 생태계 복원’을 구호로 내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원전 비중은 빠르게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 원전 비중은 23.7%까지 줄었다가 이후 해마다 증가 추세를 띠고 있다.
앞으로도 원전 비중은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신한울 1호기에 이어 올해 상반기 신한울 2호기를 가동한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신한울 3·4호기 공사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다. 이는 2016년 착공한 새울 3·4호기(구 신고리 5·6호기) 이후 약 8년 만에 대형 원전 건설 재개로, 3호기는 2032년에 4호기는 2033년에 각각 준공될 예정이다.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계획도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 전문가와 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총괄위원회’가 이르면 이번 달 실무안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15년간의 전력 수급 청사진이 담긴 실무안에는 4기 이상의 신규 원전 건설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전체 전력거래량 중에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2009년 45%에 달했던 석탄발전 비중은 해마다 줄어 지난해에는 32.9%까지 떨어졌다. 다만 전년 대비 감소 폭은 0.8%포인트로, 직전 4년 평균 감소 폭(2.2%포인트)보다 작았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으로 액화천연가스(LNG) 등 석탄을 대체하는 에너지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전쟁 발발 직전인 2021년에 30%를 넘었던 LNG발전 비중은 지난해 28.2%로 감소했다.
반면 지난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연료전지 등을 더한 신재생에너지 비중은 6.2%에 그쳤다. 전년(5.7%)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재생에너지의 경우 민간에서 한전을 거치지 않고 기업 등 수요자와 발전사업자 간 직거래가 이뤄지는 부분도 있는데, 이것까지 더해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난해 1월 발표한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1.6%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향후 6년 동안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두 배가량 끌어올려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재정건전화를 이유로 한전 발전자회사들이 신재생에너지 투자액을 줄이면서 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와 관련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은 약 38%로 석탄을 제치고 최대 전력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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