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똥물대첩 까먹었나”…‘지린내’ 센강서 올림픽 경기 열겠다는데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4. 1. 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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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 센 강이 없었다면 파리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센 강은 전 세계 다른 어떤 강보다 훌륭한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오는 7월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서 프랑스는 경기장이 아닌 센 강에서 개막식을 치르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내놓으며 센 강을 전면에 내세웠다.

7개월도 채 남지 않은 파리 올림픽에서 센 강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겠다는 대담한 계획에는 여전히 많은 위험이 따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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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정부, 센강 정화 위해 2조원 투입
여전히 쓰레기 떠다니고 유람선에선 하수
폭우땐 노후 하수관서 강으로 범람할수도
올림픽조직위 “최악땐 3종경기→2종으로”
센강에 입수하는 트라이애슬론 선수들. AFP연합뉴스
“파리에 센 강이 없었다면 파리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센 강은 전 세계 다른 어떤 강보다 훌륭한 마케팅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오는 7월 26일 개막하는 파리 올림픽에서 프랑스는 경기장이 아닌 센 강에서 개막식을 치르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내놓으며 센 강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파리 올림픽의 스타로 만들어 세계인에게 각인시키려는 의도다.

프랑스 정부는 파리 올림픽을 아무도 잊지 못하도록 멋지게 만들려면 센 강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최근 올림픽에 관한 관심이 식어가면서 TV 시청률도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센 강에서 수영 대회까지 개최하려 하고 있다. 100여 년 만에 센 강에서 수영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프랑스 정부는 14억유로(약 2조157억원)를 쏟아부었다. 문제는 이 강이 지난 수십 년간 파리 도심의 화장실에서 나온 물과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는 점이다.

7개월도 채 남지 않은 파리 올림픽에서 센 강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겠다는 대담한 계획에는 여전히 많은 위험이 따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 이미지. 2024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가장 큰 우려는 대회 기간 중 폭우다. 폭우가 내리면 개막식과 수영 경기 자체가 방해받을 뿐만 아니라, 파리의 낡은 하수도 시스템이 넘쳐 오염된 물이 센 강에 흘러 들어갈 수도 있다.

파리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도 이 같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에티엔 토부아 조직위 사무총장은 “안전하게 수영 경기가 열리기를 희망하지만, 최악의 경우 수영이 불가능해 철인 3종경기가 2종경기로 바뀔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수영 대회가 열릴 확률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취소는 항상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센 강의 오염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센 강 인근에는 아직도 곳곳에서 병과 캔이 모여있는 기름진 웅덩이들을 볼 수 있다. 관광객을 태우고 센 강을 오가는 유람선들은 여전히 오염된 물을 강에 쏟아내고 있다.

폭우에 따른 하수 범람을 막기 위해 파리 시는 지하 9층 규모의 거대한 콘크리트 동굴을 만들고 있다. 폭우가 오면 터널을 통해 모여든 물이 수영장 20개를 모아놓은 규모의 동굴에 먼저 들어가고, 이후 서서히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하수구에 흘러 들어갈 예정이다. 센 강을 오가는 배들이 오염된 물을 버리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도 마련했다.

센강에 입수하는 트라이애슬론 선수들. AFP연합뉴스
하지만 수영 대회가 결국 센 강에서 치러지지 못할 경우의 수는 여전히 너무 많다. 지난해 8월만 해도 센 강의 박테리아 수준이 안전 한도를 초과해 패럴림픽 철인 3종 테스트 경기의 수영 부분이 취소된 바 있다.

토부아 사무총장은 “콘크리트 동굴이 실패할 수도 있고, 여름에 예상보다 비가 더 많이 오면 새로운 시스템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너무 많은 것들이 여전히 잘못될 수 있으며, 경기가 지연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센 강의 개회식과 수영 대회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십만 명의 시청자가 생방송으로 이를 지켜보게 되는 것도 부담이다.

개막식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크다. 경기장과 달리 센 강은 훨씬 더 개방돼 있기 때문에 테러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드론 공격에도 더 취약한 것은 물론이다.

프랑스 내무부는 개막식 당일 2000명의 파리 경찰과 최소한 2000명의 보안 요원을 추가로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2021년 7월에 열린 도쿄올림픽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구토하는 선수들을 돕는 동료와 스태프. 체감온도 40도에 육박하는 도쿄의 무더위와 하수 냄새로 진동하는 오다이바 해변의 악취에 선수들의 구토가 속출했다. [사진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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