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흠 고양소방서 소방장 "불·물·산속 어디든 출동해 생명 살릴 것"

신진욱 기자 2024. 1. 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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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흠 소방장, 비번 날 북한산 낙상사고 등산객 구조... '생명존중대상' 수상
지난 12월15일 생험보험사회공헌재단의 생명존중대상을 수상한 박준흠 소방장. 본인 제공

 

고등학생부터 꿈꿨던 소방관 10년 차를 맞은 고양소방서 119구조대 2팀 박준흠 소방장(36). 위험에 빠진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불속, 물속, 산속 어디든 출동해 구조한다. 비번일 때도 구조는 계속된다.

박 소방장은 키가 189cm다. 군살 하나 없는 몸매다. 망토만 두르면 딱 슈퍼맨이다. 시민들에게는 자신을 구하러 나타난 그가 분명 슈퍼맨 같은 존재다.

그는 비번 날이었던 지난해 8월27일 북한산에서 낙상사고로 두 다리를 다친 등산객을 발견하고 구조한 공적 등으로 지난해 12월15일 생험보험사회공헌재단의 생명존중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 계단을 내려오는 부상자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구조대가 도보로 현장에 도착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릴 거라 판단해 헬기 출동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같이 산에 올랐던 119구급대원인 아내가 부상자 상태를 면밀히 체크했고 그는 부상자를 업고 가파른 계단을 100여m 올라 백운봉 암문 헬기 포인트에서 부상자를 소방헬기에 인계했다.

지난해 8월27일 북한산에서 낙상사고로 부상당한 등산객을 구조해 소방헬기에 인계하고 있는 박준흠 소방장. 본인 제공

지난해 1월1일에는 새해 해맞이 행사 지원을 나갔다 백운대 정상에서 저체온증으로 의식을 잃어가는 등산객을 응급처치하고 소방헬기로 구조했다. 당시 체감온도는 영하 20도였다.

그뿐 아니다. 지난 10월30일에는 중증 치매를 앓는 66세 어르신을 실종 신고 접수 3시간 만에 북한산에서 구조하기도 했다. 이미 날이 어두워졌지만 실종된 지 만 하루가 지나 위급 상황이라 판단하고 수색에 나섰다. 발견 당시 실종자는 한쪽 신발마저 잃어버린 상황이었다. 이때 자신의 신발을 벗어준 이가 바로 박 소방장이 소속된 구조2팀의 강형묵 팀장이다.

구조대원으로 힘들고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방화복을 입고 화재 현장에 들어가면 상상 이상으로 뜨겁다. 한겨울에는 화재 진압을 위해 물을 쓰면 바로 얼어버린다. 이런 어려움이 있지만 적성에 딱 맞는다. 정말 만족하며 근무하고 있다. 친구들은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직을 생각해본 적 없다”고 답했다. 천생 소방관이다.

전문성을 더 높이기 위해 인명구조사 1급, 대응능력 1급 등 전문자격증까지 취득한 그는 2023년 한 해 동안 약 600번 출동했다. 근무일 하루 평균 다섯 번 넘게 출동한 셈이다. 구조에 나설 때면 어떤 생각과 다짐을 할까.

그는 “조난자를 신속하게 구하고, 같이 출동한 후배들이 다치지 않게 구조 작업을 하자는 단 하나의 생각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무서운 것 없어 보이는 그도 투신자 수색이나 익사자 인양을 위해 한강에 잠수할 때면 아내에게 문자메시지를 남긴다.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두렵지만 구조 임무를 다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불속으로,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는 “지난해 구조했던 분들이 모두 건강을 회복해 다행이고 기쁘다”며 “그분들이 감사 인사를 전해올 때마다 정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방관으로서 그가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다. 화재 진압, 구조 활동 중 부상당한 소방관이 전문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소방병원이 하루빨리 지어지는 것. 국립소방병원은 2025년에야 비로소 충북혁신도시에 들어설 예정이다.

신진욱 기자 jwshi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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