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늦은 우리 아이 혹시 자폐, 청력장애, 지적 장애?…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때문일 수도 [부모 백과사전]

정진수 2024. 1. 7.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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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입장에서 아이의 '발달 지연'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만약 △6개월까지 옹알이를 하지 않거나 △만 1세에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만 2세에 2단어 조합을 못 하거나 △만 3세에 50단어 미만을 구사할 때 △만 4세에 또래 아이들과 놀거나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발달성 언어장애로 의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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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전 치료 받아야 효과”
# 맞벌이 직장인 차모씨는 최근 25개월 된 아이의 하원을 위해 어린이집에 들른 이후 며칠째 밤잠을 설치고 있다. 엄마, 아빠 외에 특별한 단어를 쓰지 않는 아이와 달리 같은 반 친구는 거의 ‘문장’을 구사하는 것을 목격하고 아이 발달이 마음에 걸린 것이다. 차씨는 “몇 개월 전 받은 영유아 검진에선 괜찮다고 했는데 인터넷을 보니 이후에 발단 지연 진단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며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해서 일단 병원에 가보기로 했다”고 불안한 마음을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부모 입장에서 아이의 ‘발달 지연’은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다. 혹시라도 적기 치료를 놓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줄 수 있다. 

‘언어장애’는 언어습득 과정이 정상 과정과 유의한 편차를 보이는 의사소통 장애를 통칭한다. 일반적으로는 평균 12개월에 단어 구사가 시작되고, 생후 18개월 무렵이면 두 단어 연결을 할 수 있다.

만약 △6개월까지 옹알이를 하지 않거나 △만 1세에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만 2세에 2단어 조합을 못 하거나 △만 3세에 50단어 미만을 구사할 때 △만 4세에 또래 아이들과 놀거나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발달성 언어장애로 의심할 수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재활의학과 김현정 교수는 “일반적인 지침에 따르면 만 2세까지 말할 수 있는 단어가 없거나 만 3세가 넘도록 두 단어를 이용한 문장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언어평가를 해 보도록 권한다”고 말했다.

언어장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청력 장애, 지적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뇌성마비를 포함한 뇌병변질환, 뇌전증, 유전질환 등이 언어장애를 동반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 청력검사, 지능검사, 뇌 영상 검사, 뇌파검사, 유전학적 평가 등을 통해 질환을 감별한다”며 “뇌병변질환 외 단순 언어장애의 경우는 유전 인자와 잠재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본다. 또 영유아기의 상호작용 부족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는 언어발달검사는 취학 전 아동의 수용언어 및 표현언어발달 척도(Preschool Receptive-Expressive Language Scale·PRES)와 영유아 언어발달선별검사(Sequenced Language Scale for Infants·SELSI)다.

생후 몇 년간은 뇌의 양적 증가와 언어발달이 가장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데 이때 부모와 상호작용이 부족하면 언어발달이 지연되기도 한다. 

김현정 교수는 “최근 스마트기기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언어발달에는 직접적인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 혼자 스마트폰, 동영상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아이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스럽게 말을 배울 것으로 생각하는 보호자도 있는데, 언어장애가 지속하면 학습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언어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짧은 시간 안에 집중적으로 많은 언어 패턴을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 아이에게 온전한 형태의 문장을 지속해서 들려주며 어휘와 구문을 확대해 주는 것이 좋다. 같은 내용을 다양하게 변형해 표현하면 더 효과적이다. 돌 전이라도 일상에서 아이 신호를 읽고 반응하며 적절한 의사소통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김 교수는 “언어발달 치료는 조기진단과 조기 치료가 원칙”이라며 “어휘력과 이해 능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인 3세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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