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퇴장’ 이강인, 아시안컵 본선 앞둔 예방주사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어쨌든 돌아온 결과는 레드카드였다. ‘골든보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에게 있어 이라크전은 값진 예방주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은 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서 전반 40분 터진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겼다.
이라크전은 한국이 13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실전 모의고사였다. 그래서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에는 손흥민(토트넘)을 포함한 주축 유럽파 선수들을 모두 제외한 1.5군 전력으로 나섰다. 그러다 후반에 벤치에 있던 유럽파 선수들을 모두 기용하며 베스트 11을 가동했다.
이강인 역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되며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강인은 지난 4일 열린 툴루즈와의 트로페 데 샹피온(프랑스 슈퍼컵)을 뛰고 오느라 다른 선수들보다 늦은 5일에 UAE에 입성했다. 그래서 몸놀림이 다소 무거울 것으로 보였는데, 예상과는 다르게 여러차례 번뜩이는 장면을 연출하며 남다른 클래스를 증명했다. 특히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후반 21분 페널티박스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연결한 패스는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런 이강인에게 변수가 닥친 것은 후반 41분이었다. 이라크의 아흐메드 야히아와 공을 다투던 과정에서 신경전이 펼쳐졌다. 흥분한 야히아가 이강인의 얼굴 부위를 치자, 이강인 역시 야히아를 밀치며 대립했다. 그런데 주심은 양 선수에게 나란히 경고를 줬다. 앞서 후반 24분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이강인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어찌보면 아시안컵 본선이 아닌 평가전이었기에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번 평가전은 A매치이긴 하지만, 이강인의 퇴장은 아시안컵과 연계되지는 않는다.
이강인은 손흥민과 더불어 아시안컵에서 맞붙을 상대들이 가장 경계하는 선수다. 당연히 신경전도 펼칠 것이고, 거친 플레이를 일삼을게 확실하다. 실제로 이번 이라크전에서는 손흥민 역시 상대 선수들이 집요하게 펼치는 거친 플레이에 표정을 구기기도 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본선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서는 안된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입장에서 퇴장, 그것도 이강인 정도 되는 선수의 퇴장은 경기 자체를 그르칠 수 있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퇴장의 경우 이강인에게 다소 억울할 수도 있는 부분도 많았지만, 중동 특유의 판정 텃세도 극복해야하는 부분이다. 이강인에게는 아프지만, 귀중한 예방주사가 된 이라크전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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