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선배가 기증한 피칭머신으로 훈련" 홈런왕이 돼 모교 찾은 노시환의 보은, 연봉 15% 해당 2000만원 용품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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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24)은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이대호(42)와 인연이 깊다.
이대호가 노시환의 수영초, 경남고 18년 선배다.
노시환은 "배팅훈련을 할 때마다 이대호 선배님을 생각했다. 이대호 선배님처럼 야구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지난해 노시환은 선배처럼 한화 3루수로는 2006년 이범호 이후 17년 만에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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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24)은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이대호(42)와 인연이 깊다. 부산 수영초등학교와 경남고 시절에 이대호가 기증한 피칭머신으로 타격훈련을 했다. 이대호가 노시환의 수영초, 경남고 18년 선배다. 노시환은 "배팅훈련을 할 때마다 이대호 선배님을 생각했다. 이대호 선배님처럼 야구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선배처럼 되고 싶었던 후배는 고졸 5년차에 '31홈런'을 치고 '101타점'을 올렸다. 23세에 선배처럼 홈런, 타점왕이 됐다. 투수로 입단해 야수로 전향한 이대호는 2010년 3루수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지난해 노시환은 선배처럼 한화 3루수로는 2006년 이범호 이후 17년 만에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야구 명문 경남고에 다닐 때 프로 선배들이 자주 모교를 찾았다. 선배들을 보면서 후배들은 프로야구 선수 꿈을 키웠다. 노시환이 기억하는 특별한 선배 중 한 명이 신본기(35)다. 경남중, 경남고를 거쳐 연고팀 롯데에 이어 KT에서 활약 중인인 7년 선배다.
노시환은 "신본기 선배님은 프로에서 본인이 사용하던 배트를 챙겨 오셨다. 고등학교 선수들이 엄두를 내기 어려운 좋은 방망이를 나눠주셨다. 다들 이 배트를 받아 쓰고 싶어 했다"라고 옛일을 떠올렸다.
한화의 간판타자, 국가대표팀 4번 타자로 성장한 노시환이 선배들의 뒤를 따랐다. 최근 모교인 수영초, 경남중, 경남고를 방문해 총 2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전달했다.
지난해 노시환의 연봉은 1억3000만원. 연봉의 15%를 모교 후배들을 위해 사용했다.
그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해 준 고마운 모교다. 미리 초, 중, 고에 어떤 용품이 필요한 지 물어보고 품목을 결정했다"라고 했다. 수영초에 동계 의류와 야구용품, 경남중과 경남고에는 자신의 이니셜이 들어간 배트를 선물했다.
노시환은 "내가 지난해 경기 때 실제로 썼던 배트, 사용 중인 브랜드 배트를 전달했다. 내가 학생시절에 선배들이 준 배트를 받았을 때 기쁨을 후배들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라고 했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홈런 타점왕이 돼 이뤘다. 노시환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매년 꾸준히 모교에 찾아갈 생각이다. 야구를 더 잘해 더 큰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2019년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입단. 지난해 최고 시즌을 만들었다. 13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8리(514타수 153안타), 31홈런, 10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9.
30대 중반 베테랑들이 주도하던 홈런 레이스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노시환은 7년 만에 탄생한 20대 홈런왕이다. 23세 이하 홈런왕이 나온 건 무려 24년 만이다.
그는 4번 타자로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끌었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로 활약했다. 2023년 한국의 야구에 배달된 선물 같았다.
노시환은 고향 부산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달 호주 스프링캠프로 출발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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