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日 기시다에 지진 위로 서한…北日정상회담 성사되나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2024. 1. 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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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위문 전문을 보냈다.

인도주의적 사안이긴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일본 총리에 전문을 보낸 것 자체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어서 '북일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 북한은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에 위로 전문을 발송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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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日 기시다 ‘각하’로 칭하며
5일 이례적인 지진 위로 전문 보내
인도주의 부각…정상회담 포석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지진과 관련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위문 전문을 보냈다. 인도주의적 사안이긴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일본 총리에 전문을 보낸 것 자체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어서 ‘북일 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된 5일자 위문 전문에서 기시다 총리를 ‘각하’로 호칭하며 “일본에서 불행하게도 새해 정초부터 지진으로 인한 많은 인명 피해와 물질적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당신과 (당신을 통해)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에게 심심한 동정과 위문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피해 지역 인민들이 하루 빨리 지진 피해의 후과를 가시고 안정된 생활을 회복하게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명의로 자연재해와 관련해 일본 총리에게 전보를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김 위원장이 기시다 총리에게 전보를 보낸 것 또한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 시리아, 쿠바 등 이른바 ‘반미 전선’ 국가의 재난 상황에 대해서만 위로문을 보냈다. 김정은은 5일에도 대규모 폭탄테러가 발생한 이란에 대해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앞으로 위문 전문을 보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때 북한은 당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명의로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에 위로 전문을 발송했을 뿐이었다. 1995년 고베 대지진 때는 당시 강성산 총리가 일본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에게 위로전문을 보냈다.

지진으로 도로가 붕괴된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지역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이번 위문 전문 발송은 정상 국가 지도자로서 인도주의적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일 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 최근 한층 강화된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도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과 5일 두차례 동남아에서 일본 정부 관계자들이 북한 조선노동당 관계자들과 비밀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일본인 납북자 전원의 조기 귀국을 요구하는 데 대해 북한은 “납치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정상회담 실현까지는 진척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위로 서한을 계기로 양국이 회담을 위한 해법을 찾을 것인지 주목된다.

일본 정부는 1970∼1980년대 자국민 17명이 북한으로 납치됐으며, 그중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의 방북 후 일시적 귀환 형태로 돌아온 5명을 제외한 12명이 여전히 북한에 남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12명 중 8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4명은 아예 북한에 오지 않았다며 해결할 납치 문제 자체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연합뉴스]
한편 이번 김 위원장의 위문 전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감사의 뜻을 보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노토반도 지진 피해와 관련해 각국으로부터 위문 메시지를 받았으며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에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밝혔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포함해 북한 최고 지도자가 일본 총리 앞으로 지진 등과 관련해 위문 메시지를 보낸 것은 최근에 예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김 위원장의 전보에 회신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한 대응에 전력을 다하고 있어서 각국 정상 등의 메시지에 대한 회신은 현시점에서는 하고 있지 않다”며 “일본과 북한 간 대화에 대해서는 이번 메시지에 대한 대응을 포함해 사안의 성격상 답변을 삼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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