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수달 모래톱, 난지에 맹꽁이 서식처, 잠실에 자연형 물놀이장

손덕호 기자 2024. 1. 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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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변 자연형 호안 82% 완료…내년까지 100%
한강공원 나무 2005년 85만그루…현재 365만그루
이촌한강공원 자연형 호안 조성 후. /서울시

서울시가 수달을 위해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 모래톱 공간을 확대하고, 난지 습지 퇴적물을 걷어내 맹꽁이 서식처를 마련한다. 잠실에는 자연형 물놀이장을 개장하고, 중랑천변 합류부에는 노을 조망 명소도 조성한다.

서울시는 7일 이 같은 사업을 벌여 한강 자연성 회복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연과 공존하는 한강’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첫 번째 핵심 전략이다.

서울시는 한강변 전체 총 82㎞ 호안(護岸·침식 등을 막기 위해 비탈에 설치하는 공작물) 가운데 자연형 호안으로 조성할 수 있는 57.1㎞를 대상으로 복원을 추진해오고 있다. 호안을 덮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흙, 자갈, 모래 등을 깔고 수풀을 심는다. 복원 대상이 아닌 24.9㎞는 접안 시설이 있거나 교량이 지나가 복원할 수 없는 구간이다.

이촌한강공원 자연형 호안 조성 전. /서울시

복원 대상 57.1㎞ 중 지난해까지 총 46.9㎞가 자연형 호안으로 조성됐다. 지난해 잠실한강공원 0.8㎞를 완료했고, 올해는 망원한강공원 ‘홍제천 합류부~성산대교, 서강대교~마포대교’ 2.0㎞, 강서한강공원 ‘서남물재생센터~가양대교’ 2.0㎞ 구간을 대상으로 자연형 호안을 조성한다. 이렇게 되면 전체 대상지 중 89%가 자연형 호안으로 바뀐다. 내년까지 남은 6.2㎞도 복원해 자연형 호안을 100%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연형 호안 조성은 단순히 호안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 아닌 생물 서식지를 복원하는 역할을 한다”며 “하천 생태계가 되살아나 한강 서식종과 생태계 다양성이 증가하고, 수변 경관을 향상시켜 물과 사람,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한강숲’도 조성 중이다. 지난해 8만 그루의 나무를 한강변에 심었고, 올해는 7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내년에 6만 그루를 추가로 심게 되면 총 371만 그루가 한강변에 숲을 이루게 된다. 서울시는 2007년 ‘한강르네상스사업’을 추진하며 나무 식재를 시작했다. 한강공원 나무 수는 2005년 85만그루에서 올해 365만그루로 늘었다.

한강변에 조성된 맹꽁이습지. /서울시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서 발견된 수달. /서울시

한강 호안과 둔치에 숲을 조성하는 한강숲 사업은 미세먼지 저감과 기후위기 대응 효과도 있다. 물가에는 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생태숲’, 시민이 이용하는 공간에는 그늘을 제공하는 ‘이용숲’, 도로 근처에는 소음과 먼지를 차단하는 ‘완충숲’을 조성한다.

서울시는 조성된 지 평균 18년이 지난 고덕수변·암사·여의도샛강·강서습지생태공원, 난지생태습지원 등 5개 한강생태공원을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재정비한다. 습지가 많아 맹꽁이들의 서식처로 이용되는 암사생태공원, 난지생태습지원, 강서습지생태공원의 경우 퇴적물을 걷어내 적정한 수심을 확보할 계획이다. 수달이 종종 발견되는 여의도샛강생태공원에는 일광욕을 즐기는 수달의 습성을 고려해 ‘수달모래톱’ 공간을 확대한다.

서울시의 이런 노력으로 멸종 위기 동물 등 다양한 생물종이 한강에 둥지를 틀고 있다. 한강 생물종은 2007년 1608종에서 2022년 2062종으로 늘었다. 한강생태공원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삵, 맹꽁이를 비롯해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제323-8호)와 수리부엉이(324-2호) 등이 관찰됐다. 서울시 보호야생생물종인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흰눈썹황금새 등도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는 한강과 지천 합류부에 노을을 조망하는 명소 ‘놀빛 광장’을 조성해 국내외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만든다. 올해 1호로 중란천 합류부에 조성하고, 내년부터 안양천, 성내천, 홍제천 합류부로 확대한다.

난지생태습지원 '옛날 얼음썰매' 프로그램. /서울시
'잠실 자연형 물놀이장' 조감도. /서울시

1990년 만들어져 30년이 넘은 잠실한강공원 수영장은 복합문화공간인 ‘자연형 물놀이장’으로 조성해 올해 상반기 개장한다. 콘크리트와 보도블럭을 탈피해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소재를 활용한다. 수영장은 탁 트인 공간에서 한강 경관을 바라보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하고, 실개천과 숲속 산책로, 모래 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다. 플리마켓·요가 등 프로그램을 사계절 내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향후 광나루, 잠원, 망원 수영장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5개 한강생태공원에서는 한강을 보존하고 한강의 자연생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꾸준히 운영한다. 난지생태습지원에서는 추운 겨울 얼음이 20㎝ 이상 얼면 얼음썰매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암사생태공원에서는 겨울새와 나무들의 겨울눈 이야기를 나눠보는 ‘동식물의 겨울나기’ 등이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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