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안포 쏘던 그 시각…DMZ 안 초등생 5명 특별한 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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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안포 해상사격을 진행하던 지난 5일 오전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마을인 경기 파주 대성동마을에는 전운 대신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북한이 해안포를 한창 발사하던 그 시간, 5명의 학생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무사히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DMZ 내라는 특수한 위치에 학교가 있어선지 졸업식 참석자 중 상당수는 군복을 입고 있었다.
역시 DMZ 안에 위치한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불과 800m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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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통일부·파주시 등 관계자 참여해 축하
파주=국방부 공동취재단, 정충신 기자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해안포 해상사격을 진행하던 지난 5일 오전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마을인 경기 파주 대성동마을에는 전운 대신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지근거리의 철탑 위에 걸린 북한 인공기가 희뿌옇게 보이는 이곳. 민간인들은 아직 북한의 도발 소식을 전해 듣지 못한 시점이다.
북한이 해안포를 한창 발사하던 그 시간, 5명의 학생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무사히 초등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경 마을 유일의 학교 ‘대성동초등학교’의 55번째 졸업식이 열렸다. 김담혜·여소윤·정유화 양과 박희율·신의창 군 등 총 5명이 졸업해 이 학교 졸업생은 총 226명으로 늘었다. 김담혜 양은 대성동 마을 주민이며, 나머지는 DMZ 바깥 파주 문산읍에 사는 학생이라고 한다.
학교 2층 대강당에는 이들의 졸업을 축하하려 교직원과 학부모는 물론 군과 통일부, 파주시 관계자 등 90여명이 찾아와 빼곡히 자리를 채웠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단상 위 졸업생 5명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상장과 기념품에 1시간 가까이 앉았다 일어서기를 반복해야 했다.
DMZ 내라는 특수한 위치에 학교가 있어선지 졸업식 참석자 중 상당수는 군복을 입고 있었다. 졸업식 식순에 ‘순국선열을 위한 묵념’이 들어가고, 단상 위 태극기 옆으로는 성조기와 유엔기가 나란히 놓였다.
최근의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한 듯 축사 중에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있어 주축이 되리라 생각한다”, “안보와 세계 평화를 위해서 큰 기여를 하는 어른들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는 무거운 이야기가 불쑥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배우고 자란 아이들은 여느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윤영희 대성동초 교장은 회고사를 통해 “김담혜 양은 정형외과 의사, 박희율 군은 유튜버, 신의창 군은 체육 교사, 여소윤 양은 패션디자이너, 정유화 양은 바리스타를 꿈꾸고 있다”고 소개하며 “자기 장점을 그대로 살려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밝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 미래의 꿈을 이루기를 바란다”고 졸업생들을 격려했다.
대성동 마을은 ‘DMZ 내에 남과 북 각각 하나의 마을을 두고 거주 및 영농활동을 할 수 있다’는 6·25 정전협정 조항에 따라 1953년 조성됐다. 역시 DMZ 안에 위치한 북한의 기정동 마을과 불과 800m 떨어졌다.
이날 졸업식이 끝나고 오후부터 북한의 해상사격 사실이 알려졌다. 남북한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지만 북한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학교에 다니는 어린 학생들은 이를 아는 듯 모르는 듯 건강하게 각자의 꿈을 키워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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