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거주 고려인 50여만 명, 인구절벽 새로운 대안 떠올라

고려인마을 인근 폐원 위기 어린이집 되살아나
국적 취득 완화 등 적극적 이주정책 마련 시급

광주 고려인마을(광산구 월곡동) 아이들./고려인마을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중앙아시아 거주 고려인 동포 50여만 명이 인구절벽으로 신음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인구 유입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7일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새로운 정착지를 찾아 광주로 이주한 고려인 동포는 7000여 명에 달하고 대부분이 가족 단위로 거주하며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20대 중·후반에 결혼을 하며 출산율은 가구당 최소 2~3명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의 무관심으로 고려인 동포가 국적을 취득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와 같아 국내 이주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3년에서 최대 4년 10개월 체류할 수 있는 재외동포 방문취업비자(H-2)가 확대되고, 학교에 재학 중인 자녀의 경우 재외동포 비자(F-4)를 받아 3년까지 체류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졌지만 국내 영구 정착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광주시가 고려인 동포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지원에 나서자 어린이집 입소도 이제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출생률 감소로 폐원 위기에 처한 인근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병설유치원들이 고려인 아동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인근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정원 20명 중 대다수가 고려인 동포 자녀들이다.

고려인마을은 미취학 아동을 둔 고려인 동포 맞벌이 부부를 위한 미인가 어린이집을 2012년 국내 최초로 개소해 운영해 왔다. 보육비는 거의 무료이고, 보육시간은 오전 6시부터 늦은 밤 10시까지다.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 입에 맞는 맞춤형 급식 등을 제공해 고려인 가족 자녀 보육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다.

고려인마을 어린이집은 그 역할을 다 하고 지난 달 폐원했다. 광주시 보육지원에 따라 고려인 동포들도 시설 좋은 인근 어린이집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먼저 보육지원에 나선 광주시에 감사를 드린다"며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원할 인구 충원 세력은 바로 고려인동포들이다. 국적을 손쉽게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대한민국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지원책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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