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이닝 1위 박동원을 지켜라…염경엽 감독 묘수 나왔다, '세이브 포수&휴식일 백업'

신원철 기자 2024. 1. 7.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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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원 ⓒ곽혜미 기자
▲ 박동원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이적 첫 해였던 지난 시즌 포수 박동원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900이닝을 넘기고 수비 이닝 1위에 올랐다.

한동안 키움 히어로즈의 '선발투수 전담 포수제'로 인해 수비 이닝 관리가 철저했지만 사실 박동원은 이 방식에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캠프에서 포수로 더 많이 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던 2022년 4월 KIA로 트레이드됐다. 2022년 박동원은 포수로 865이닝을 뛰었다.

이것도 2016년 이후 최다 이닝이었는데 LG로 와서는 982이닝을 책임졌다. 그러면서 단번에 KBO리그 포수 수비이닝 1위가 됐다. 2위 kt 위즈 장성우가 886이닝으로 박동원보다 100이닝 가까이 적다.

▲ 허도환 ⓒ곽혜미 기자

LG에서는 허도환이 212이닝, 김기연이 96⅓이닝, 전준호가 3이닝 동안 마스크를 쓰면서 박동원의 부담을 나눠가졌다. 다른 팀에 비하면 백업 포수의 비중이 작았다. 수비 이닝 3위였던 김기연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 베어스로 이적하면서 또다른 대안이 필요해졌다. 허도환은 1984년생으로 LG 선수단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장이다.

원인을 수비 이닝 하나로 볼 수는 없겠지만 박동원은 체력이 부칠 법한 후반기에 타격에서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전반기 77경기는 타율 0.272에 15홈런을 기록했는데 후반기 53경기는 타율이 0.213으로 뚝 떨어지고 홈런도 5개 밖에 나오지 않았다. 한때 포수 골든글러브는 물론이고 MVP까지 노려볼 만하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수상은 모두 무산됐다.

대신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치른 한국시리즈에서는 다시 방망이가 살아났다. 5경기에서 타율 0.313에 홈런 2개를 터트렸다. 홈런 2개는 모두 '클러치 상황'에서 나왔다. 2차전에서 5-4로 경기를 뒤집는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기록했고, 3차전에서도 3-4로 끌려가는 가운데 5-4로 역전하는 2점 홈런을 날렸다.

▲ 박동원 오지환 ⓒ곽혜미 기자
▲ 박동원 ⓒ곽혜미 기자

염경엽 감독은 올해 2년 연속 정규시즌 1위와 구단 역대 최다승(88승)을 목표로 걸었다. 이를 위해 주전 야수들의 컨디션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수비에서 부담이 많았던 포수 박동원, 유격수 오지환, 중견수 박해민을 적절하게 쉬게 할 생각이다. 오지환은 1010⅔이닝을 뛰었다. 박해민은 무려 1187⅔이닝으로 10개 구단 모든 선수를 통틀어 최다 수비이닝을 기록했다.

"문제의 원인은 육성 실패에 있다." 염경엽 감독의 진단이다. 염경엽 감독은 기존 주전 선수들이 출전 경기 숫자는 유지하더라도 수비 이닝은 덜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포수 쪽에서는 허도환과 김범석을 가장 효과적으로 기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봤다. 실현될지는 미지수지만 합리성은 보인다.

염경엽 감독은 "박동원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경기 후반 대수비는 허도환에게, 휴식일 선발 포수는 김범석에게 맡겨보려고 한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기간 박경완 코치가 김범석을 얼마나 준비시키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 김범석 ⓒ곽혜미 기자

김범석은 아직 1군에서 포수로 뛴 적이 없다. 한국시리즈에 앞서 열린 공개 청백전에서 교체 출전한 적은 있었다. 어깨 부상으로 퓨처스리그에서도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와 1루수로 출전하는 일이 많았다. 염경엽 감독은 "일주일에 한 경기 정도는 나갈 수 있는 상태다. 그 1경기를 (박동원의 백업으로)내보내고 싶은데, 경기를 맡길 수 있는 기량이 되지 못한다면 허도환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2년차 포수 김범석의 1군 기용을 '투자'라고 했다. 그는 "김범석이 당장 잘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잘하라고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2~3년 뒤에 잘하도록 투자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단 조건이 있다. 염경엽 감독은 "투자도 투수들에게, 팀에 악영향을 주면서 할 수는 없다. 김범석에게 달렸다"고 밝혔다.

이호준 QC코치가 스프링캠프 기간 몸 관리를 지켜보고, 박경완 코치는 맨투맨 지도로 포수 김범석 만들기에 나선다. 이호준 코치는 "살 뺀다고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부상 위험 때문에 그렇다"며 "나만 먹고 쟤(김범석)는 안 먹일 수는 없으니까 같이 샐러드 먹으려고 한다"며 웃었다.

▲ 김범석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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