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손실 현실화'에 금감원, 8일부터 홍콩ELS 판매사 12곳 현장검사 실시

서혜진 2024. 1.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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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이 만기도래하며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확정되기 시작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오는 8일부터 12개 주요 판매사에 대해 순차 현장검사 실시한다.

금감원은 "오는 8일부터 홍콩H지수 연계 ELS 관련 12개 주요 판매사에 대해 순차 현장검사를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금감원은 관련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자 지난해 11~12월 주요 12개 판매사의 H지수 ELS 판매실태 등을 점검하기 위해 현장·서면조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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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권별 최대 판매사인 국민-한투 시작으로 1월 중 12개 판매사 현장검사
국민-한투는 민원조사도 동시 실시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이 만기도래하며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확정되기 시작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오는 8일부터 12개 주요 판매사에 대해 순차 현장검사 실시한다. 업권별 최대 판매사인 KB국민은행 및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민원조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종료된 주요 판매사 조사 결과 일부 금융사에서 판매 한도관리 미흡 및 법규위반 소지 등이 발견된 만큼 이번 현장 검사를 통해 판매사 책임이 확인될 경우 제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달 8일부터 12개 판매사 현장검사 시작..최대 판매사 2곳은 민원조사도 실시
금감원은 "오는 8일부터 홍콩H지수 연계 ELS 관련 12개 주요 판매사에 대해 순차 현장검사를 실시한다"고 7일 밝혔다. 현장 검사 대상은 5개 은행(국민, 신한, 하나, 농협, SC제일)과 7개 증권사(한국투자, 미래에셋, 삼성, KB, NH, 키움, 신한) 등이다.

금감원은 오는 8일 업권별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 및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이번달 안에 다른 10개 주요 판매사에 대해서도 신속히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분쟁민원 사실관계 파악 등을 위한 민원조사도 동시에 진행한다.

금감원은 "H지수 연계 ELS 판매과정에서의 자본시장법 등 관련법규 위반여부와 함께 판매 한도관리 등 전반적인 관리체계에 대해 심층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현장검사는 H지수 연계 ELS 상품의 만기가 도래하며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박충현 금감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는 "지난 5일부터 H지수 ELS 만기 도래로 손실이 확정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H지수 연계 ELS는 주로 은행권 신탁(ELT) 또는 발행 증권사 직접판매(ELS) 등을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판매됐다.

지난해 11월 기준 H지수 기반 ELS 총 판매 잔액 19조3000억원 중 15조9000억원으로 82%에 달한다. 올해 1월부터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ELS는 H지수가 고점이었던 2021년 초 이후 발행된 상품이다
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229포인트에서 2022년 10월 4939포인트로 60% 가까이 급락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말 5769포인트로 반등했지만 고점 대비로는 52.8% 하락해 반토막 난 상태다.

■'중도해지 안나선 이유 KPI 탓?' 일부 판매사서 관리체계 문제 드러나
금감원은 관련 상품의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자 지난해 11~12월 주요 12개 판매사의 H지수 ELS 판매실태 등을 점검하기 위해 현장·서면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일부 판매사에서 △ELS 판매한도 관리 미흡 △핵심성과지표(KPI)상 고위험·고난도 ELS 상품 판매 드라이브 정책 △계약서류 미보관 등 관리체계상 문제점이 발견됐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2021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군 연계 중국 기업에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등 홍콩증시가 위기상황이었고 ELS 편입 주가지수의 변동성이 증가할 경우 판매한도를 감축하도록 하는 판매사 자체기준을 감안하면 고위험 ELS 판매를 억제해야 했는데도 (판매사들이) 수수료 수익 증대를 위해 오히려 판매한도를 증액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은 지수 변동성이 30% 이상이면 ELS 상품 판매 목표금액의 50%만 판매한다는 내부 규정이 있는데도 이를 어기고 80%까지 한도를 올려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 핵심성과지표(KPI) 총점 1000점 중 고위험 ELS나 주가 연계 신탁(ELT)과 직접·간접적으로 연계되는 점수 비중이 30∼40%로 높아 직원들에게 ELS 판매 확대를 유도한 정황도 파악됐다.

수익률이 높은 고위험 ELS 상품을 KPI(고객 수익률 항목 등) 배점에 포함시켜 ELS 판매 확대를 유도한 사실도 적발됐다.

박 부원장보는 "2020년 말에 마련한 경영계획에 2021년도 신탁 수수료 수익을 전년 대비 42% 올리라는 내용도 포함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다"며 "H지수 ELS 상품이 마이너스 손실을 기록하고 있더라도 고객들이 중도해지 안하면 5% 쿠폰 할인율이 KPI에 적용되기 때문에 지점 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중도해지 부분에서 소홀하지 않았나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하면 신속하게 불완전판매나 판매 행위에서의 불법 사항을 정리해서 배상기준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검사, 분쟁조정, 제도개선 검토에 이르는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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