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하도급대금 조정 제도…수급업자 활용률 8%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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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업체가 원사업자에게 납품 대금 조정 협의를 신청할 수 있는 '하도급 대금 조정 제도'의 활용률이 10% 미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 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한 원사업자의 비율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7일 발표한 2023년 하도급 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도급 대금 조정 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수급사업자는 전체의 64.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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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자료 요구 비율 1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7.6%는 '구두 요청'
(세종=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하도급 업체가 원사업자에게 납품 대금 조정 협의를 신청할 수 있는 '하도급 대금 조정 제도'의 활용률이 10% 미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 업체에 기술자료를 요구한 원사업자의 비율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7일 발표한 2023년 하도급 거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도급 대금 조정 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수급사업자는 전체의 64.0%였다. 1년 전 조사의 응답률(59.1%)과 비교하면 5%포인트(p) 가까이 인지도가 늘었다.
하도급 대금 조정 제도는 계약 기간에 공급 원가 변동 등으로 하도급 대금 조정이 불가피할 때 수급사업자 또는 협동조합이 원사업자에게 대금 조정 협의를 요구할 수 있는 제도다.
이번 조사에서 실제로 하도급 대금 조정 신청을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수급사업자는 전체의 8.6%에 그쳤다. 1년 조사(6.8%)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10% 아래의 저조한 이용률을 보인 것이다.
하도급 대금 인상 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공급원가 상승 폭이 크지 않아서'(17.0%), '다음 계약에 반영하기로 합의해서'(9.9%), '원사업자가 수용할 것 같지 않아서'(8.4%) 등의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수급 사업자 중 5.3%는 납품 대금 인상을 요청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요청했던 가격의 25% 미만만 인상됐다는 응답도 10.2%였다.
공정위는 "공급원가 상승으로 인한 대금조정 신청 비율이 증가한 만큼, 10월부터 시행 중인 ' 하도급대금 연동제'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원사업자 중 7.2%는 수급사업자에게 기술 자료를 요구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1년 전 조사(3.3%)와 비교하면 응답률이 2배 이상 늘었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 사업자에게 기술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목적과 권리귀속 관계, 대가 등을 서면으로 적어 수급 사업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기술자료란 비밀로 관리되는 제조·수리·시공·용역수행 방법에 관한 자료와 그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갖는 자료를 뜻한다.
원사업자 가운데 7.6%는 여전히 기술자료를 구두로 요청했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관행적 요구'(50.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서면발급 사항 여부 불분명' (33.3%),'요구 건수가 너무 많아서'(10.8%), '서면발급 의무를 알지 못해서'(5.5%) 순이었다.
공정위가 보급하는 기술자료 요구서로 기술자료를 요구받은 수급사업자 비율은 22.2%로 1년 전(18.5%)보다 증가했다.
공정위는 "기술자료에 대한 원사업자의 요구 비율이 증가한 만큼 지속적인 홍보·교육을 통해 기술 유용행위의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원사업자가 법정 지급기일(목적물 수령일부터 60일) 이내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한 비율은 95.5%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종에서 법정 지급기일 준수 비율이 94.6%로 가장 낮게 나타났고, 제조업종은 95.7%, 용역업종은 95.9%였다.
하도급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한 비율은 77.3%로 1년 전(86.4%)보다 감소했다. 현금성(현금·어음대체결제수단) 결제 비율 또한 89.1%로 1년 전(92.3%)보다 하락했다.
수급사업자의 63%는 하도급 거래 상황이 전반적으로 개선됐다고 응답했다. 원사업자와의 하도급 거래에 대해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74.6%였다.
공정위는 "대금 미지급·지급기일 미준수 등 대금 관련 법 위반 행위는 자진 시정을 유도하고, 응하지 않는 경우 직권 조사 등을 통해 엄정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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