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수익률 -30%인데…"잘 팔았다" 좋은 성과 받은 은행원들
"홍콩H지수가 1만2000로 고점인데 과연 내 가족이라면 ELS를 사라고 할 수 있겠나. 주가지수가 최고점일 때 영업 드라이브를 거는 게 맞는가." (박충현 금융감독원 은행담당 부원장보)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20조원 가까이 판매한 금융회사에 강도높게 비판했다. 홍콩 H지수가 변동성이 큰 지수임을 2007년 이후 5차례 경험했음에도 2021년 최고점에서 판매 목표를 상향했다는 것이다. 고객 수익률이 마이너스(-30%)가 났는데도 영업점 판매성과 점수(KPI)를 높게 주는 등 본점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점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은 KB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현장검사(8일)를 앞두고 지난해 11월부터 약 3주간 실시한 12개 판매사의 사전조사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최대 판매사인 국민은행은 현장조사를 했고 나머지 11개사는 서면조사 했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ELS 판매한도 관리 미흡△KPI상 고위험·고난도 ELS 상품 판매 드라이브 정책 △계약서류 미보관 등 3가지 문제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H지수가 1만2000으로 고점을 기록한 2021년에는 변동성 30%를 넘겼는데도 판매한도를 50%가 아닌 80%로 상향했다 . 당시 홍콩 ELS가 높은 인기를 끌자 경쟁사보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내규를 어긴 것이다.
KPI를 통해 ELS 영업 드라이브도 걸었다. 국민은행은 영업점 직원 성과평가시 1000점 만점에 410점을 ELS 판매 실적에 직간접적으로 연동 시켰다. 전체 평가 점수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은행 직원들은 ELS를 많이 팔아야 더 높은 성과점수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박충현 부원장보는 "지수가 6개월후 90%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률 5%를 받고 조기상환하는데 수익률이 마이너스 나서 조기상환하지 않은 경우에도 쿠폰 수익률(5%) 만큼 달성한 것으로 간주해 영업점 평가를 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익률이 마이너스나서 고객이 중도해지를 요청한 사례도 있었는데 중도해지하면 KPI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반영해야 하니까 은행 직원이 해지를 안 해준 사례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ELS 수수료 수입 확대를 위해 2021년도 경영계획 수립시 신탁수수료 목표치를 전년 대비 42% 대폭 상향했다. 홍콩H지수 변동성 확대로 리스크(위험)가 커질 것을 우려해 "판매를 축소해야 한다"는 내부 검토 의견이 나왔으나 묵살된 것으로 금감원 조사결과 드러났다. 홍콩H지수는 은행이 영업 드라이브를 강하게 건 2021년 상반기 1만2000을 기록해 최고점을 찍고 현재는 반토막이 난 상태다.
현장조사 샘플링 조사에서는 서류 미보관도 확인됐다. 금융소비자보호법상 계약체결 이행자료는 10년간 보관해야 한다. 금감원은 8일부터 시작하는 현장검사에서 전수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법 위반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현장검사 이후 본점차원의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향 투자자 손해배상에서 기본보상비율이 상향될 전망이다. DLF의 경우 손실액의 약 20%를 본점 책임으로 확정한 바 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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