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인셉션’ 마지막 팽이 장면은 관객을 위한 지적인 모호함”[해외이슈]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2010)의 마지막 장면은 논란의 대상이었다.
‘인셉션’은 특수 약물을 주입받고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를 통해 잠에 빠진 사람의 꿈 속에 침입해 무의식 속 깊이 감추어진 생각을 훔쳐내는 요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와타나베 켄, 조셉 고든 레빗, 마리옹 꼬띠아르, 엘렌 페이지 등의 명품 배우들이 출연했다.
모든 사건을 해결한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집에 돌아온 뒤 탁자 위에 팽이를 돌린다. 놀란 감독은 위태롭게 돌아가는 팽이를 통해 코브가 현실에 있는 것인지, 꿈 속에 있는 것인지 모호함을 남기며 영화를 끝냈다.
그는 최근 외신 인터뷰를 통해 “그 결말에 대해 허무주의적인 시각이 있다. 하지만 코브는 앞으로 나아갔고 아이들과 함께 있다. 그 모호함은 감정적인 모호함이 아니다. 관객을 위한 지적인 모호함이다”라고 말했다.
놀란 감독은 ‘기술의 공포’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아틀란틱’은 그에게 “꿈을 공유하는 기술에 몰두하는 코브의 모습이 기술에 점점 몰입하는 현대인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영화 개봉 당시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이 시기는 윌리엄 깁슨이 수년 전에 순수 공상 과학 소설로 썼던, 주머니에 세상을 담을 수 있는 가능성을 사람들이 처음으로 바라보던 시기였다. 이러한 것들이 사람들의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사람들은 현실을 다르게 바라봤는데, 그들은 현실 속의 현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결국 코브의 존재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첨단 IT기기에 탐닉하는 현대인에 대한 비유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놀란 감독은 현실에서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심지어 이메일도 사용하지 않는다. 영화 대본도 배우를 만나 직접 건넨다. 그는 가장 아놀로그적인 방식으로 가장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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