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례대첩' 정보민 "안 예쁘게 나와도, 망가져도 괜찮았어요" [인터뷰 종합]

장우영 2024. 1. 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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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터유니버스 제공

[OSEN=장우영 기자] 맑고 밝은 분위기와 강아지상으로 보는 이들에게 호감을 일으키는 배우, 바로 정보민이다. 현대극, 사극, 시대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성장한 정보민은 ‘혼례대첩’을 만나 한 단계 더 성장했다. 보는 이들도 기분 좋게 하는 에너지를 선사하며 내일을 더 기대하게 하는 배우 정보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19년 웹드라마 ‘트리플 썸’을 통해 데뷔한 정보민은 2021년 방송된 KBS1 일일드라마 ‘국가대표 와이프’를 통해 안방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MBC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으로 사극에도 발을 들였고, 지난해에는 KBS2 ‘오아시스’, ‘혼례대첩’에서 활약하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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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노련함보다는 순수한 진정성으로, 대본에 대한 집중력과 성실함으로 무장해 작품과 역할에 임했지만 점점 커지는 역할 등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과연 제가 잘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는 뭘까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모든 작품에 최선을 다했지만 내가 해당 캐릭터라는 ‘옷’을 입는 느낌이었지, 제가 그 캐릭터가 된 느낌은 들지 않아서 막막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혼례대첩’을 하면서 ‘나다운 연기’를 많이 찾아간 것 같아요. 감독님께서 ‘편하게 하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많이 힘이 됐거든요. 그래서 ‘혼례대첩’에서 맹삼순 연기를 하면서 내내 즐거웠고, 좀 더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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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례대첩’에서 정보민은 어쩌면 전전작 ‘금혼령’ 때와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금혼령’에서 연기한 해영 역 역시 ‘혼례대첩’에서 맹삼순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슬럼프도 있었기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던 상황. 정보민은 맹삼순을 어떻게 보여주고자 했을까.

“‘금혼령’ 해영은 제가 서사를 만들었어야 했어요. 극 중에서 많은 장면이 나오지 않으니까 저 스스로 ‘이 아이는 이랬으니까 이럴거야’라고 서사를 만들었다면, 맹삼순은 대본에 나온 그대로를 임했는데 자연스럽게 나왔어요. 물론 ‘금혼령’ 해영과 ‘혼례대첩’ 맹삼순은 금사빠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맹삼순이 더 솔직하고 적극적이라는 부분에서 차이가 있죠.”

“너무 욕심이 나고 잘 보여주고 싶은 캐릭터라서 대사를 다 옮겨 적으면서 그 장면에서 살려야 할 포인트를 다 체크하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보여줄지 여러 버전으로 준비를 해갔는데 감독님께서 ‘준비하지 말아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멘붕이 오면서 ‘어떻게 해야 하지?’ 싶었는데 맹삼순은 그저 순수하고 계산하는 것 없이 솔직한 게 매력적인 친구이기에 오히려 엄청난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연기에 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깊이 연구하는 걸 내려놨어요. 그 이후로는 대본이 나오면 관계성, 목적성에 집중을 하면서 호흡을 맞췄어요.”

“다음 드라마 캐스팅 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예쁨도 내려놨어요. ‘금혼령’ 해영이는 예쁜 역할이었는데, 반대로 맹삼순은 세 자매 중에서도 제일 못 생겼잖아요. ‘금혼령’ 때는 예뻐 보여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할 때는 맹삼순을 연기할 때는 완전히 다 내려놨어요. 못 생겨 보여도 상관 없다, 못 생기게 연기해도, 내가 망가져도 이 역할에서는 괜찮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연기를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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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연기했던 것들을 내려놓고 단순하게 접근하면서 정보민은 슬럼프를 벗어났다. 그리고 ‘혼례대첩’ 맹삼순으로서 시청자들에게 ‘배우 정보민’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었다. 정보민이 ‘맹삼순’으로 더 잘 보여질 수 있었던 건 ‘남산골 늙은 아씨들’ 맹박사네 세 자매와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종사관 나리’ 허남준의 힘도 컸다.

“세 자매는 가만히 누워서 각자 휴대전화만 만지고 있어도 편안한 사이죠. 원래 친한 사람들끼리는 만나서 서로 다른 걸 해도 어색하지 않고 편안하잖아요. ‘혼례대첩’의 세 자매가 그랬어요. (정)신혜 언니 고향이 순천이었는데 촬영이 순천이어서 본가에 가서 같이 자기도 했고, 조만간에는 (박)지원이 고향인 강릉에도 같이 놀러 가기로 했어요.”

“(허)남준 오빠는 극 중에서 정순구와 느낌이 비슷해요. ‘2023 KBS 연기대상’ 포토월에서도 제가 포즈를 하면서 리드를 하면 마지못해 따라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실제로도 촬영장에서 쉬는 시간에 사진 찍으면서 놀 때 ‘같이 하자’고 하면 마지못해 와서 포즈를 취하면서도 제일 잘 한다. 그런 케미스트리가 시상식 포토월에서도 보여준 것 같아요. 그리고 연기할 때 방향성을 정말 많이 생각해서 이야기를 해줘요. 정말 디테일한데, 늘 섬세하고 세밀한 정순구와 맹삼순의 감정선을 제게 잘 설명해주면서 연기에 녹아들 수 있게 도와줬어요. 저는 또 잘 이해를 하는 편이라서 정말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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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5주년.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정보민은 ‘혼례대첩’을 통해 슬럼프도 극복하고 인생 작품과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또한 데뷔 후 첫 시상식에도 참석하며 아름다운 드레스 자태를 뽐냈다. 앞으로 배우의 길을 꾸준하게 걸어갈 정보민에게 있어 ‘혼례대첩’과 ‘맹삼순’은 잊을 수 없는 작품과 캐릭터다.

“23살 때는 20대 중반이 되기 전에 ‘더 많은 걸 해야 해’라는 강박이 되게 심했는데 지금은 그때보단 덜한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잘 해온 거야’라면서 저를 다독이고 다음을 생각하게 되면서 좀 더 성숙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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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강쥐’라는 애칭까지 얻으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로 주목 받고 있는 정보민. 아직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많기에 하고 싶은 것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은 정보민이다.

“‘혼례대첩’과 맹삼순을 사랑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해요. 앞으로 저는 더 발전된, 성장한 모습으로 더 좋은 작품으로 찾아가겠습니다. 너무 오래 걸리지 않을테니 기다려주시고 기대해주세요.”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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