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1월엔 이거다! 아낌없이 주는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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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여름의 알록달록 채소가 더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배추, 무, 당근, 연근 같은 뿌리채소들이다.
그중에서도 오늘 이야기할 채소는 바로 '무'다.
뿌리채소인 무는 뿌리뿐만 아니라 줄기와 잎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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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여름의 알록달록 채소가 더 그리워지는 계절이다. 당근을 제외하고는 밥상은 대부분 흰색, 갈색 같은 단조로운 팔레트로 채워진다. 하우스 채소가 있긴 하지만 나는 되도록 자원을 덜 사용한, 노지에서 재배된 채소들을 구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맘때쯤 색이 화려하지 않아도 빛을 발하는 고마운 채소들이 있다. 배추, 무, 당근, 연근 같은 뿌리채소들이다. 가을에 수확되어 볕에 바짝 말린 채소들, 차가운 바닷속에서 광합성을 하며 지내온 해조류들, 겨울에는 이 채소들에 기대어 계절을 지난다. 그중에서도 오늘 이야기할 채소는 바로 ‘무’다.
뿌리채소인 무는 뿌리뿐만 아니라 줄기와 잎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보통 저장성을 위해 무청은 잘린 상태로 유통되지만, 그마저도 어딘가에서 시래기가 되어가고 있을 것이다. 가을, 겨울에 자란 무는 매운맛은 사라지고 단맛이 강해 날것으로도 먹을 수 있다. 게다가 부위별로 조금씩 맛과 매운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국부터 볶음, 구이까지 여러 가지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 보통 무의 밑부분으로 갈수록 매운맛이 강해지고, 윗부분으로 갈수록 단맛이 강해진다. 무는 현대인에게 가장 부족한 섬유질을 듬뿍 섭취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소화를 돕는 성분도 있어서 천연소화제의 역할도 한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철에 비타민C도 섭취할 수 있는 채소이기도 하다. 먹는 방법이 다양할뿐더러 몸에 이로운 것들을 퍼주는 무는 정말이지 아낌없이 주는 ‘무’가 아닐 수 없다.
무는 이 땅에서 오랜 기간 동안 사랑받아온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삼국시대부터 무를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우리가 먹는 빨간 배추김치의 원형도 무를 소금에 절여 발효시킨 동치미와 같은 형태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채소를 사랑했던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의 텃밭에도 무가 자라고 있었고, 제갈공명은 전쟁을 떠날 때마다 무의 씨앗을 챙겼다. 전쟁할 곳에 도착하면 병사들에게 무의 씨앗을 심으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전쟁터에서 자라나고 수확된 무는 병사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비밀병기이면서 전쟁에서 승리로 이끄는 제갈공명만의 숨은 비법이기도 했다.
이렇게나 유용하고 고마운 무의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1인 가정에게 너무 크다는 것이다. 마트에 가면 1천 원대 가격에 2kg이 훌쩍 넘어 보이는 거대한 무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요즘같이 고물가에 반가운 가격임에도 선뜻 손이 가질 않는다. 집으로 가져온 순간부터 무를 먹어야 하는 숙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나 가끔 집밥을 해 먹는 1인 가정에게 더욱 난관이다. 물론 나는 그런 숙제가 즐거운 사람이다. 매년 겨울마다 무를 가지고 탐구하며 느낀 점은 유용한 만큼이나 무로 해 먹는 방법들도 무궁무진하다는 점이다. 무로 해 먹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을 나누고자 한다.
무가 주연인 레시피들
무가 생겼다면 가장 먼저 해 먹어야 하는 것은 단연 ‘무 생채’다. 무는 신선할 때 날것으로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 무 생채는 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집에 있는 기본양념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한 번 익혀두면 평생 레시피가 될 수 있다.
- 재료 : 무 300g
- 양념 : 소금 3/4T (6g), 간장 3/4T, 설탕 1/2T, 식초 1/2T, 다진 마늘 1T, 고춧가루 듬뿍 2T
*1T는 밥숟가락에 평평하게 담은 것을 기준으로 한다.
먼저 무를 채 썰어 소금에 잠시 절여두고, 수분이 빠져나올 때쯤 물기는 가볍게 제거해 양념을 넣어 무친다. 참깨 솔솔 뿌리면 완성이다. 바로 해 먹을 수 있는 속성 김치이기도 하고, 따끈한 밥에 들기름 둘러 비벼 먹으면 훌륭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들기름에 노릇하게 구운 두부를 곁들여도 좋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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