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기 맞는 화정아이파크 붕괴참사…"안전 사회 경각심 언제쯤"
오는 11일 오후 참사 현장서 2주기 추모식
"징벌적 손해배상 등 재발 방지 강구해야"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친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 붕괴 참사가 오는 11일 2주기를 앞두고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공사중이던 고층 아파트가 무너져내린 초유의 사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잊고 지내온 안전 사회에 대한 열망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다.
2주기를 맞는 오늘날 사고 원인 규명이 대체로 이뤄지면서 총체적 부실이 뒤엉킨 인재로 결론났지만 관련 책임을 물어야 할 당사자들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29일 동안의 사투…숙제 남겼다
행정당국은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려 노동자 구조에 나섰다. 사고 나흘 만인 1월 14일 오후 6시 49분께 첫번째 실종자가 201동 건물 지하 1층 난간 사이에서 구조됐으나 숨졌다.
이후 11일이 지난 같은달 25일 오후 6시 40분 201동 27층 2호실 안방 위쪽 잔해 더미에서 혈흔·작업복과 함께 두 번째 매몰자가 발견돼 구조 작업이 시작됐다.
같은달 27일 오전 11시 50분에는 201동 28층 2호실 잔해 더미에서 세 번째 매몰자가 발견됐으나, 나흘여 만인 31일 오후 현장에서 수습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설날인 2월 1일 오후에는 201동 26층 2호실 내 움푹 꺼진 거실 바닥에서 네 번째 매몰 노동자가 발견돼 구조 작업이 진행됐다.
2월 4일에는 하루에만 매몰 노동자 2명이 잇따라 구조됐다. 27층에서 두 번째로 발견됐던 매몰자는 열흘만인 4일 오후 3시 29분 수습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같은 날 오전 11시 10분 201동 28층 2호실 안방 내 잔해 속에서 다섯 번째 노동자가 발견돼 7시간여 만인 오후 5시 54분 구조됐으나 병원에서 숨졌다.
마지막 매몰자는 2월 7일 오전 11시 50분 무너진 201동 건물 27층 2호실 거실 외벽 창가 2m 안쪽에서 발견됐다. 이후 4시간여 만인 오후 3시 47분 구조했으나 숨진 상태였다.
구조 작업이 진행중이던 네 번째 노동자가 여드레 만인 8일 오후 7시 37분 현장에서 수습되면서 29일간의 수색·구조 작업이 마무리됐다.
수색·구조 작업에는 구조대원 등 연인원 4857명, 인명탐지견 141마리(중복 포함)가 투입됐다.
붕괴 사고로 현장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경상을 입었다. 또 무너져 내린 잔해 더미에 공사현장 인근 주·정차 차량 32대(민원 접수 내역 포함)가 파손됐다.
초과 하중 등 결론…책임자 처벌은 '답보'
수사본부는 붕괴 주요 원인을 ▲PIT층(설비층) 공법 변경·최상층 타설에 따른 초과 하중 ▲하부층 동바리(수직하중 지지대) 철거 ▲콘크리트 강도·품질 관리 미흡 등으로 봤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 등 전문 감정 등을 토대로 내린 잠정 결론이다.
시공·하청사는 최상층인 39층 바닥 시공을 구조 검토도 없이 데크플레이트(요철판)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바로 아래층인 PIT층에 콘크리트 지지대(T자형 역보)를 설치, 수직 하중을 크게 증가시켰다.
또 최상층 콘크리트 타설 당시 동바리를 조기철거해 붕괴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거나 하부층에 쓰인 콘크리트 품질 관리가 미흡해 적정 강도에 이르지 못해 붕괴에 이르렀다고 결론 냈다.
경찰은 책임관계자 총 21명(중복 송치 1명 제외·6명 구속)을 검찰로 넘겼지만 재판은 답보상태다.
지난해 11월에서야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불법 재하도급한 업체 대표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화정아이파크 타설 공정 하청업체인 가현건설산업 대표 A씨와 펌프카 장비 대여업체 대표 B씨가 각각 징역 8개월·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언도받았다.
나머지 사상 책임이 있는 20명에 대한 공판은 20여 차례 기일과 두번의 해를 넘기고 난 뒤인 오는 2월 19일에야 속행된다.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는 서울시를 향해 HDC현산에 대한 1년 영업정지 혹은 등록 말소 처분을 내려달라고 권고했지만 이 또한 답보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최소 1심 판결이 난 뒤에야 처분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엄정 책임 추궁은 또다시 미뤄졌다.
벌써 2주기 추모식…"잊으면 참사 되풀이"
7일 화정아이파크 희생자가족협의회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아파트 공사현장 진입로 주변 비하주차장에서 참사 2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지난해 1주기 당시 추모식은 사고 현장이었던 201동 주변에서 열렸으나 올해의 경우 철거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장소가 변경됐다.
한 유족은 "참사 이후 안전 사회를 열망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후 조금이나마 바뀌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지난해 토지공사의 순살 아파트 사태 등 건설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여전히 고취되고 있지 않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방법이든 강구해야 한다. 징벌적 손해배상 등이 그 예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참사가 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모든 이가 기억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 잊게 되면 참사는 되풀이된다"고 당부했다.
한편 사고 아파트에 대해서는 전체 동에 대한 천면 철거 후 재시공이 결정돼 현재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7월 가장 먼저 철거 작업이 시작된 101동은 현재 11개 층이, 나머지 동은 2~3개 층이 철거됐다. 무너진 201동은 가장 나중에 철거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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