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감독에게 먼저 달려가 두 손 잡은 호랑이 감독...맞대결 앞두고 보기 힘든 장면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화성 유진형 기자] 지난 경기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벌였던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이 지난달 27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다시 만났다.
예상대로 이날 경기도 양 팀은 치열하게 맞붙었고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온몸을 던져 수비했고 공격수들의 스파이크는 코트를 찢을 듯이 강력했다. 그리고 선수들만큼이나 양 팀 감독은 열정적인 작전 지시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 35점을 올린 모마의 공격과 높이에서 한 수 위 기량을 선보이며 세트스코어 3-1(22-25 25-20 26-24 25-17)로 승리했다.
경기는 치열했지만, 양 팀 감독은 승부를 떠나 훈훈한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줬다.
경기 시작 전부터 그랬다. IBK기업은행 김호철(68) 감독은 이른 시간부터 코트로 나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뒤늦게 코트로 나온 현대건설 강성형(53) 감독은 가장 먼저 김호철 감독에게 인사하기 위해 상대 코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신에게 다가오는 강성형 감독은 본 김호철 감독은 오히려 후배 감독에게 달려가 두 손잡고 반갑게 인사했다.
김호철 감독은 자신보다 15살이나 강성형 감독에게 달려가 이토록 반갑게 인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호철 감독과 강성형 감독의 인연은 남다르다. 두 사람은 2005년 V-리그 출범부터 2011~2012시즌까지 8시즌 동안 남자부 현대캐피탈에서 '감독과 코치'로 한솥밥을 먹었고 전성기를 함께했다. 지난 2021시즌 김호철 감독이 내홍을 겪고 있던 IBK 기업은행의 새 사령탑으로 합류했을 때 강성형 감독은 스승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고, 김호철 감독은 여자배구 선배인 강성형 감독에게 "여자팀은 처음이라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인사하기도 했다.
평소 강성형 감독은 김호철 감독을 스승이라 부르며 따른다. 강성형 감독은 "개인적으로 김호철 감독님은 은사님이다. 현대캐피탈에서 배구를 많이 배웠다."라며 고마워한다.
비록 맞대결을 앞둔 상대 감독이지만 두 감독은 사제지간이라는 끈끈한 인연이 있었고 이날도 경기 전부터 반갑게 인사했다.
[경기 전 김호철 감독이 강성형 감독에게 달려가 반갑게 인사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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