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물려받고 싶습니다"…국대 철벽투 좌완, '132승 꾸준함' 계보 잇는다

이종서 2024. 1. 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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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용(23·두산 베어스)은 2024년 새로운 번호를 달고 마운드에 선다.

입단 이후 달고 있던 번호는 64번.

최승용은 "작년에 (장)원준 선배님께서 은퇴하시면 내가 달기로 미리 말씀을 드렸다. 등번호를 물려받고 싶다고 여쭤봤는데, 원준 선배님이 장난식으로 '자체 영구 결번하라'고 하시더라"라며 "아직 실감은 안난다. 2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아야 실감이 날 거 같다. 64번은 신인 시절 구단이 지정해준 번호인데, 애정이 있는 번호라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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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승용이 숨을 고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두산-SSG전. 5회말 1사 1루 장원준이 마운드를 내려오자 김재호가 두 팔을 벌려 맞이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가 등번호 받아도 될까요?"

최승용(23·두산 베어스)은 2024년 새로운 번호를 달고 마운드에 선다.

입단 이후 달고 있던 번호는 64번. 새 시즌에는 28번으로 등번호를 바꿨다.

28번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장원준이 달고 뛰었던 번호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 1차지명으로 입단한 장원준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했다.2008년부터 2017년까지 8년 연속(2012~2013년 경찰야구단 제외)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2014년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그는 두산과 4년 총액 84억원에 계약했고,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 2016년 통합우승 중심에 섰다.

2018년 3승 이후 지독한 슬럼프에 빠지며 4년 시즌 연속 승리가 없던 그였지만, 올 시즌 3승(5패)을 더하면서 통산 132승(119패)을 기록했다. 130승을 돌파한 선수는 장원준이 역대 11번째다. 좌완으로는 역대 4번째이며, 37년 9개월 22일에 130승을 거두며 한화 송진우(34세 4개월 18일)의 기록을 깨고 역대 좌완 최고령 130승을 달성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시즌을 마치고 "스태프 입장에서 3승이라는 숫자가 적은 숫자가 아니다. 몇 년 간 승리를 하지 못하고, 2군에서 시작했는데 기회를 잡고 선발 투수 공백 때마다 올라와서 3승을 해준 게 큰 힘이 됐다"라며 "헌신하고 묵묵히 역할을 해줘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두산 선발투수 최승용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장원준은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또 '제 2의 장원준'이 성장하고 있다. 최승용은 입단 당시 '장원준 후계자'로 꼽혔다. 좌완 투수이기도 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깔끔한 투구폼 등이 장원준을 떠오르게 한다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2022년 울산 스프링캠프에서는 선동열 전 국가대표 감독이 최승용의 피칭을 본 뒤 "해줄 말이 없다"고 극찬을 하기도 했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20순위)로 입단한 그는 지난해 도약의 1년을 보냈다.

지난해 최승용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 34경기에서 3승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했던 그는 초반에는 부진이 겹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2군에서 재정비를 마친 뒤 눈에 띄게 성장했다. 9월 이후 선발로 7경기 나와 3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74로 남다른 안정감을 뽐냈다.

태극마크를 달고도 활약이 이어졌다. 시즌 종료 후인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구원 투수로 3경기에 나와 3⅔이닝 동안 5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했다.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한국과 일본의 결승전. 최승용이 역투하고 있다. 도쿄(일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3.11.19/

최승용은 "작년에 (장)원준 선배님께서 은퇴하시면 내가 달기로 미리 말씀을 드렸다. 등번호를 물려받고 싶다고 여쭤봤는데, 원준 선배님이 장난식으로 '자체 영구 결번하라'고 하시더라"라며 "아직 실감은 안난다. 2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받아야 실감이 날 거 같다. 64번은 신인 시절 구단이 지정해준 번호인데, 애정이 있는 번호라 아쉽기도 하다"고 말했다.

등번호에 따른 책임감도 밝혔다. 그는 "두산 뿐 아니라 KBO리그에서 엄청난 성적을 내신 선배님이다. 번호를 보고 팬들도 기대를 할테니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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