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방 업주 2명 살해 피의자 오늘 영장 실질심사

다방 2곳에서 범행 후 약 30만 원씩 훔쳐 달아나
검거 직후 범행 시인, “술만 먹으면 강해 보이고 싶어”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에서 60대 여성 다방 업주 2명을 잇달아 살해한 이모씨(57)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7일 오후 4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서 진행된다. 경찰은 지난 6일 오후 이씨에 대해 강도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30일 오후 7시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지하다방에서 혼자 영업하던 60대 여성 A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약 30만 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 고양·양주에서 다방 영업을 하는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지난 5일 검거돼 압송되는 이모씨. 연합뉴스

고양 범행 6일 만인 지난 5일 오전 8시 30분쯤 경기 양주시에 있는 건물 2층 다방에서 업주인 60대 여성 B씨를 살해한 혐의도 있다. 이곳에서도 약 30만원을 갖고 도주했다.

범행 당시 이씨가 가게 안을 뒤지는 CCTV 영상을 확보한 경찰은 이씨가 금품을 훔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고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금품을 노리고 사람의 목숨을 해친 강도살인죄가 적용되면 중한 처벌을 받는다.

이씨는 고양에서 범행 후 택시와 버스를 이용해 양주와 서울 등을 돌아다니다가 강원지역으로 이동했으며, 지난 2일에는 경기 파주시의 한 주점에서 무전취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두 사건의 범행 수법과 용의자의 인상착의가 비슷하고, 두 현장에서 이씨의 지문이 확인되면서 검거 보상금 500만원을 걸고 공개 수배에 나섰다.

이후 경기북부경찰청은 서울경찰청·강원경찰청 등과 공조수사에 나섰고, 지난 5일 오후 일산 서부경찰서 강력팀 형사들이 강원 강릉 노상에서 배회하던 이씨를 검거했다. 일주일가량 추척을 통해 이씨의 걸음걸이와 행동이 눈에 익은 경찰관이 노상에서 그를 발견해 바로 체포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거 당시 이씨는 별다른 저항은 없었으며, 검거 직후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절도 혐의로 수감된 후 지난해 11월 초 출소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교도소 생활을 오래 하면서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술만 먹으면 강해 보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