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서 만취상태로 30m 운전한 50대…무죄→벌금형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만취 상태로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을 30m가량 운전한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1부(재판장 심현욱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6월 밤 울산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만취 상태로 아파트 주차장에서 30m가량을 후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8%로 운전면허 취소 수준을 훌쩍 뛰어 넘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의 '조작 의도' 없이 차량이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리운전 기사가 주차한 후 40분 정도 A씨와 차량이 그 자리에 있었던 점과 이후 차량이 후진하다 인도 위에서 멈춰섰는데 당시 운전석에 있던 A씨가 고개를 떨구면서 졸고 있는 모습이 CCTV에서 확인된 점 등을 토대로 이같이 판단했다.

A씨는 차량이 후진해 인도에 걸친 상태에서도 경찰관이 출동할 때까지 그대로 있었던 점 등을 볼 때 A씨가 처음부터 운전할 의도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본 것이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에어컨을 켜다가 실수로 변속기 레버가 움직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만 변속기 레버 조작이 가능한 점 등을 들어 A씨가 의도적으로 차량을 운전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비정상적인 운행이 음주의 영향으로 분별력이나 판단력이 저하된 상태였기 때문이지 운전할 의도가 없어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당시 A씨가 초범인 점, 음주운전 거리가 짧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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