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묻지마 폭행' 고등학생 항소심도 '실형'…선생님과 '언쟁'

항소심 재판부, 원심과 같은 장기8년·단기5년 선고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학교 선생님과 언쟁을 벌였다는 이유만으로 하교길에 일면식도 없는 11세 남아에게 묻지마 범행을 한 10대 고등학생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제1형사부(박선준·정현식·강영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군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장기 8년, 단기 5년을 선고했다. 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것을 명했다.

A군은 지난해 4월3일 학교 실습시간에 선생님과 언쟁을 벌였고 이에 대한 분노 감정으로 같은날 오후 5시32분쯤 경기도 평택시의 한 아파트에서 11살 B군에게 미리 준비한 커터칼을 휘두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군은 2022년4월15일 안성시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15세 C양에게 강제추행한 혐의가 인정돼 수원지법 평택지원에 구속 기소됐다가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나온지 불과 52일만에 저지른 범행이었다.

A군은 친구들에게 언어폭력 등 학교폭력으로 전학 조치됐으나 전학 간 학교에서도 폭력적인 행동과 범행을 반복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10월 후배에게 불만을 품고 마트에서 훔친 과도로 후배에게 해를 가하려 했으나 만나지 못하자 일면식도 없는 고등학생 D양에게 특수상해를 가한 후 도망가고, 같은해 11월에는 SNS 메시지로 친구들에게 "내일 죽이러 간다"는 등 협박한 혐의도 있다.

2022년 1월 아파트 단지 이웃 주민을 폭행하고, 같은날 화가 난다는 이유로 아파트 단지 지하주차장에서 돌로 다른 주민의 차를 손괴한 혐의도 받는다.

A군은 B군에게 상해를 입히려는 의도만 있을 뿐 살해 의도는 없었다며 항소했다. 검찰측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군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원심은 A군의 범행이 비록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죄책이 무거운 점, 이 사건과 같이 특별한 이유 없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해행위를 하는 묻지마 범행의 경우 사회적으로 큰 불안감을 야기하므로 동종 범죄에 대한 예방적 차원에서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면서 "원심의 형은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