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발재간' 배준호, EPL 상대로도 통했다 '자책골 유도+팀내 최고 평점', 스토크는 브라이턴에 2-4 패

박찬준 2024. 1. 7.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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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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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초신성' 배준호(21·스토크시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과시했다.

배준호는 7일(한국시각) 영국 스토크 온 트렌트의 베트365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2023~2024시즌 FA컵 3라운드(64강)에 선발 출전, 풀타임 활약했다. 배준호는 이날 EPL에서도 7위에 올라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브라이턴을 상대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다. 브라이턴은 이날 주전급 멤버를 대거 나섰다. 배준호는 이런 브라이턴을 상대로 90분을 소화하는 동안 패스 성공률 89%, 드리블 성공률 50%, 리커버리 2회, 블락 1회, 지상 경합 성공률 50% 등을 기록했다.

배준호는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시종 좋은 모습을 보이며, 스토크 지역지인 '스토크센티널'로부터 팀내 최고 평점인 7점을 받았다. 이 매체는 배준호에 대해 '도전을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랑스러운 발재간과 1~2개의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주는 좋은 시야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공격진 중 가장 높은 평점 6.9점을, 폿몹은 공격진 중 두번째로 높은 평점 6.4점을 줬다. 팀은 아쉽게도 2대4로 패했다.

홈팀 스토크는 이날 3-4-2-1 전형으로 나섰다. 전방에 웨슬리 모라에스가 서고 그 아래 배준호와 세아드 하크샤바노비치가 자리했다. 좌우 윙백에는 다니엘 존슨과 메흐디 레리스가, 중원에는 바우터르 뷔르허르와 루이스 베이커가 포진했다. 벤 윌모트-마이클 로즈-키야나 후버르가 스리백을 구성했다. 다니엘 이베르센이 골문을 지켰다. 원정팀 브라이턴은 주앙 페드로, 에반 퍼거슨, 빌리 길모어, 루이스 덩크 등이 나섰다.

브라이턴이 전반 초반을 주도했다. 페드루와 파쿤도 부오나노테가 양 측면을 활발히 흔들었다. 위기를 넘긴 스토크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배준호의 발끝이 번뜩였다. 전반 16분 회버의 패스를 받은 배준호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을 뚫고 들어왔다. 과감하게 중앙으로 컷백을 시도했는데, 이 패스를 브라이턴의 수비수 얀 폴 판 헤케의 발을 맞고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배준호의 돌파와 패스가 돋보인 장면이었다. 스토크 선수들은 자책골을 유도한 배준호에게 달려가 그를 둘러싸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세를 탄 스토크는 3분 뒤 웨슬리가 과감한 슈팅을 시도하는 등 공격을 이어갔다. 뷔르헤르 역시 강력한 중거리슈팅으로 힘을 보탰다. 당황한 브라이턴은 39분 부오나노테 등을 중심으로 반격했지만, 스토크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덩크의 슈팅은 이베르손의 손끝에 걸렸다. 잘 막아내던 스토크는 전반 종료 직전 아쉽게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추가시간 에스투피냔이 환상적인 중거리슛으로 스토크 골망을 흔들었다. 결국 전반은 1-1로 마무리됐다.

후반 역시 전반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스토크는 배준호를 중심으로 오른쪽 공략에 성공했다. 배준호는 후반 5분 멋진 드리블을 선보였다. 아쉽게 후버의 마지막 패스가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브라이턴이 세트피스 한방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파스칼 그로스의 크로스를 덩크가 헤더로 마무리했다.

역전을 허용했지만, 스토크는 물러서지 않았다. 17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덩크가 경합을 시도하던 중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키커로 나선 베이커가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브라이턴은 막판 집중력을 과시하며 스토크를 무너뜨렸다. 26분 페드루가 헤더골을 터뜨리며 브라이턴이 다시 한번 앞서 나갔다. 35분 페드루가 스토크 뒷공간을 허문 뒤 몸을 던져 멀티골을 완성했다. 스토크는 반격에 나섰지만 득점에 실패했고, 결국 경기는 브라이턴의 4대2 승리로 마무리됐다.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배준호의 성장세를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배준호는 최근 13경기 연속 선발 출전 중이다. 지난 해 U-20 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하며, 유럽의 러브콜을 받은 배준호는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스토크 유니폼을 입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유럽 이적 첫 해 의미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직 골은 없지만, 매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캡처=스토크시티 SNS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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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12월 배준호를 영입했던 알렉스 닐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전격 경질되는 변수가 있었지만, 배준호는 신임 사령탑 스티븐 슈마허 감독 밑에서도 중용되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스타일의 변화다. 그간 배준호는 10번 유형의 플레이를 펼쳤다. 위치는 중앙과 측면을 가리지 않았지만, 창의적이고 기술적인 플레이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버지' 박지성 같은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돋보이는 모습이다. 과감한 압박과 적극적인 수비가담에 나서고, 몸도 아끼지 않고 있다.

스타일 변화가 잘 맞아 떨어지는 모습이다. 여리여리한 몸과 달리, 강단 있는 플레이가 제법 통하고 있다. 팀 전력이 좋지 않은 스토크 스타일상 수비 후 역습으로 나서는 상황이 많은데, 배준호는 이 과정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사실상 8번, 박투박(박스투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해주고 있다. 볼을 뺏고 역습의 고리가 되고, 상황에 따라 직접 볼을 운반하면서 스토크의 공격을 만들어내고 있다. 스토크 구단 역시 착실히 성장하며 팀의 에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배준호에 큰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배준호는 묵묵히 성장하고 있다. 이날 경기가 이를 증명했다. FA컵 일정을 마친 배준호는 14일 로더햄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27라운드 원정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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