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너희들을 응원해’…DMZ내 대성동 초등학교 5명 졸업
[헤럴드경제=파주 대성동 국방부 공동취재단·오상현 기자] “우리의 길고 길던 초등학교 생활이 끝나고 우리에게도 절대 안 올 것 같았던 졸업도 우리에게 찾아오네. 졸업해도 연락하고 서로의 길을 응원해주면서 중학교 생활 잘 할 수 있을 거라 믿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각자의 길을 한발자국씩 나아가 보자.”
대성동초등학교 학생 자치회장으로 친구들을 배려하고 학교일에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정형외과 의사를 꿈꾸는 김담혜 양이 남긴 졸업 메시지다.
북한 기정동 마을 높은 철탑에 달린 인공기가 희뿌옇게 보이고 경비대대 인원들은 모두 허리춤에 권총을 착용하고 근무하는 지역.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초등학교 2층 대강당에서 지난 5일 제55회 졸업식이 열렸다.
김담혜 양을 비롯한 5명의 졸업을 축하하기 위해 부모와 가족뿐 아니라 군복 입은 군인들과 주민들, 파주시와 통일부 관계자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강당 단상 위에는 ‘소중한 꿈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를 빛나는 너희들을 응원해’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 걸려 있었고 단상 바로 앞에서는 성조기와 태극기, 유엔기가 놓여 있었다.
졸업식 주인공인 5명의 아이들은 흰색 저고리에 연분홍 치마, 옅은 하늘색 상의에 연분홍색 바지저고리 등 한복을 차려 입고 참석했다.
애국가를 부르고 순국선열을 위한 목념에 이어 학사보고가 이어졌다.
롯데월드나 헤이리 도자기학교 현장체험학습을 가고 운동회와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며 보냈던 지난 1년의 활동. 여느 초등학교와 다를 것 없었다.
다만 ‘JSA 대대와 함께하는 문화교류행사’, ‘국군의 날 행사 초청 현장체험학습’ 등이 이곳이 군사분계선 바로 아래 비무장지대 안에 있는 학교라는 특색이 드러나는 일정이었다.
대성동초등학교는 지난 1954년 대성동마을 자치학교로 개설해 1968년 3개 학급의 국민학교로 승격했고 올해 졸업한 5명의 졸업생을 포함해 모두 226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현재는 유치원생 5명과 초등학생 24명의 학생, 그리고 교장과 교감, 원어민교사, 행정직 등 22명의 교직원이 생활하고 있다.
5명의 졸업생은 순서대로 졸업장과 표창장을 받았다.
아이들은 상을 받을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흐믓한 표정을 짓는 등 여느 졸업식과 다를 바 없었다.
군복을 입고 축하하는 군인들도 여느 부모와 다를 것 없이 활짝 웃는 얼굴로 아이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졸업장과 표창장 수여가 끝나자 이번엔 대외상 수상을 진행했다.
육군 1군단장상과 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상, 통일부장관상, 파주시장상, 중립국 감독위원회와 군사정전위원회, JSA 경비대대, 민정중대 등에서 기념품 증정식 등 1시간이 걸렸다.
최창수(소장) 육군 1사단장은 “(이 지역은)안보와 평화의 상징인 지역이기도하고 대성동초등학교는 한미동맹의 상징인 학교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어린 학생들이 안보와 세계 평화를 위해 큰 기여를 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해밀턴(대령)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은 “축하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유엔사에서 아주 작은 기념품을 선물로 준비 했습니다”라고 한국어로 인사해 일동의 감탄을 자아냈다.
또 손승한(대위) 민정대대 중대장은 졸업생 5명의 이름을 부르며 “(이들이) 민정중대의 존재 이유이고 앞으로 학생들 안전을 책임질 것을 중대를 대표해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5명 졸업생 배출을 끝으로 40년 간 교직 생활을 마무리하는 윤영희 대성동 초등학교 교장은 “1학년 때부터 봐왔는데 이렇게 훌륭하게 성장한 여러분이 대견하고 행복하다”며 “학교 텃밭에서 감자, 고추 심고 수확하던 모습, 경비대대 군인들과 마을주민들과 모여 즐겁게 달리던 대성동 한마당 축제 등 여러분과 함께 한 시간이 앞으로 많이 생각날 것 같다”며 추억을 회상했다.
이어 “졸업 후 다시 찾아오기 힘들기 때문에 지금까지 대성동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추억들을 오래오래 간직해 주길 바란다”며 “졸업생들이 자기 장점을 그대로 살려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밝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서 미래의 꿈을 이루길 바란다”고 말했다.
legend19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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