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오른 손흥민-황희찬, 득점왕 경쟁 펼치며 아시안컵 든다

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2024. 1. 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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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아시안컵 주목해야 할 핫 이슈 BEST 3
스포츠 전문 도박사들 “우승 확률 1위 일본-2위 한국”

(시사저널=서호정 축구 칼럼니스트)

한국 축구는 새해 벽두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1월12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에 클린스만호는 1960년 이후 64년 만의 트로피 획득이라는 미션을 안고 참가한다. 손흥민·황희찬·이재성·이강인·김민재 등 유럽 빅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선수들을 앞세운 한국 축구 황금세대는 어느 때보다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가 강하다. 황금세대의 도전과 함께 이번 아시안컵에서 지켜볼 주요 이슈를 세 가지로 정리해 봤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왼쪽), 울버햄튼 원더러스 황희찬 ⓒ연합뉴스

손흥민·황희찬 활약으로 우승 확률도 높아진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뒤흔들고 있는 두 한국인 손흥민과 황희찬은 이번 대회의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EPL 득점 랭킹에서 손흥민은 12골로 3위, 황희찬은 10골로 6위에 올라있다. 대표팀 합류 전에 치른 리그 경기에서도 손흥민은 득점을, 황희찬은 도움을 기록하는 등 물오른 경기력을 증명했다. 

득점왕 도전에는 조별리그부터 꾸준함이 필요하다. 토너먼트에 돌입하면 전력 차가 줄고 단판 승부의 집중력이 높아져 많은 골이 안 터진다. 한국 선수의 아시안컵 역대 득점왕 등극 과정을 봐도 증명된다. 이동국(2000년 대회)과 구자철(2011년 대회)은 각각 조별리그에서 4골을 터트렸다. 최순호(1980년 대회)는 아예 조별리그에서만 7골을 몰아쳤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요르단·바레인·말레이시아를 만나는 무난한 조편성을 받았다. 손흥민을 위시한 공격진이 멀티골·해트트릭 등 기록을 조별리그부터 적극적으로 노릴 필요가 있다.

21세기 들어 아시안컵 득점왕은 5~6골 사이에서 나왔다. 2019년 대회에서 알모에즈 알리(카타르)가 9골을 터트리며 단일 대회 최다 득점을 올렸지만, 조별리그 북한전에서 몰아친 4골의 힘이 컸다. 손흥민과 황희찬 등이 6골 이상을 넣으면 득점왕이 유력한 분위기다. 다만 지난 대회부터 아시안컵 참가국이 24개국으로 늘어났고, 토너먼트도 8강이 아닌 16강에서 시작한다. 경기 수가 늘어났기 때문에 알리의 사례처럼 다득점이 필요하다. 

손흥민은 3차례 아시안컵에 참가해 총 4골을 기록 중이다. 만 19세에 참가한 2011년에는 인도와의 조별리그에서 득점을 올렸다. 2015년에는 조별리그에서 침묵했지만 8강에서 2골, 결승에서 1골을 기록했다. 반면 2019년 대회에선 단 1골도 못 넣고 침묵했다. 2019년 대회 참가가 유일한 아시안컵 출전 기록인 황희찬은 당시 16강전에서 1골을 넣은 게 전부다. 내부 경쟁은 동기부여를 촉발시킬 요소다. 2011년 대회에서 한국은 구자철(5골), 지동원(4골)이 득점 1, 2위를 차지했다. 이번에도 손흥민과 황희찬이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양상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

8강에서 또 이란 만나나? 한국의 우승 시나리오

E조에 속한 한국은 전력상 조 1위가 확실시된다. 16강에 진출할 경우 D조 2위와 만나는데 이라크가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는 과거 아시아의 복병이던 시절에 비해 전력이 꺾인 상태다. 8강에서는 C조 1위와의 격돌이 유력한데 그러면 이란과 만나는 지긋지긋한 시나리오가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이란의 아시안컵 악연은 유명하다. 7번이나 만났고 특히 1996년 대회 이후 5회 연속 '8강'에서 격돌했다. 아시안컵에서의 전적은 4승3패(승부차기 승리 포함)로 한국이 근소한 우위다. 

특히 1996년 대회 8강에선 한국 축구 사상 가장 충격적인 참패를 당했다. 이란 역대 최고의 공격수인 알리 다에이에게만 4골을 헌납하며 2대6으로 졌다. 4년 후엔 복수에 성공했다. 또다시 이란을 8강에서 만나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종료 직전 김상식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았고 연장전에 터진 이동국의 골든골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2004년 대회는 혈투 그 자체였다. 7골이 터지는 공방전 속에 한국은 설기현·이동국·김남일이 골맛을 봤음에도 3대4로 패했다. 2007년 대회에서는 120분간 무득점 공방을 마친 후 승부차기에서 이운재의 선방쇼로 간신히 4대2 승리를 챙겼다. 2011년 대회가 양국이 아시안컵에서 격돌한 마지막 승부인데 당시 한국은 연장전에서 터진 윤빛가람의 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이란을 넘어서면 4강에서는 개최국인 카타르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대회에서 한국은 8강에서 카타르에게 일격을 맞고 탈락했다. 카타르는 그 기세를 타고 결승에서 일본마저 꺾으며 처음으로 아시안컵 정상에 등극했다. 디펜딩 챔피언에 홈 이점까지 등에 업었지만 카타르는 자국에서 열린 2022년 월드컵에서의 실망스러운 성적 이후 급속히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결승 한일전 성사되면 최고의 명승부 기대할 만

정상으로 가기 위해 많은 경쟁자를 넘어서면 결승에서는 '숙적' 일본을 만날 확률이 가장 높다. 현재 한국과 일본은 선수 구성 면에서 탈(脫)아시아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결승 한일전이 성사되면 진정한 아시아 최강을 놓고 펼치는 명승부를 기대할 만하다.

일본은 FIFA랭킹 17위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10위대권에 진입해 있다. 이란(21위), 한국(23위), 호주(25위)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스포츠 전문 도박사들이 전망한 우승 배당률에서도 일본이 가장 앞서있다. 3.38로 1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4.44로 2위다. 호주는 8.06,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8.59, 카타르는 9.13이다. 결국 일본과 한국의 2파전을 유력한 우승 경쟁으로 보는 것이다. 

다만 일본에는 변수가 있다. 에이스인 미토마 가오루가 대표팀 합류 전에 발목 부상을 입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4~6주가량 소요되는 부상임에도 미토마를 토너먼트에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최종 명단에 포함시켰다. 카타르월드컵 당시 주전 미드필더였던 가마다 다이치는 지난여름 이탈리아 라치오로 이적한 후 부진에 빠져 결국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럼에도 26명 중 15명이 유럽파라는 점에서 최근 일본 축구 인재풀의 두께를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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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구보, 틸리오…아시아의 라이징 스타는 누구?

큰 대회는 늘 새로운 스타를 기다린다. 아시아 축구는 최근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새로운 세대가 유럽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다. 2001년생인 이강인과 구보 다케후사(일본)가 대표적이다. 이강인은 지난여름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한 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신임 속에 주전으로 꾸준히 활약 중이다. 클린스만호 출범 이후에는 대표팀 전술의 중심으로 거듭나며 영향력이 커졌다.

동갑내기 구보는 과거 마요르카에서 함께 뛰며 한일 양국의 축구 천재로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라이벌보다는 친우의 이미지가 강하다. 구보는 2022년 레알 소시에다드로 향했고, 팀의 에이스로 올라섰다. 일본 대표팀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선수다.

호주도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는 2001년생 공격수 마르코 틸리오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틸리오는 오현규, 마에다 다이젠과 함께 셀틱 소속으로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공격수 중 한 명이다. 호주로선 최근 굵직한 공격수가 나오지 않아 답답한 상황에서 틸리오가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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