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ISSUE]이라크전 조규성+오현규=0골, 카타르에서는 폭풍 득점력 기대감↑

▲ 이라크전에 나선 선발진, 오현규가 최전방 공격수로 전반을 소화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대회가 시작되면 달라질 가능성이 있지만, 두 명의 원톱 자원으로 아시안컵의 긴 여정을 견딜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학교 아부다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친선경기에서 이재성(마인츠05)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앞둔 최종 모의고사를 이긴 것은 긍정적이다. K리거 중심의 수비진이 전반 실전 경기력 공백을 노출했던 걱정이 있지만, 그래도 김영권(울산 현대) 중심으로 노련하게 버텨낸 것은 분명 다행이면서도 아시안컵을 앞둔 반면교사가 되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단 두 명만 있는 중앙 공격수가 골 없이 모의고사를 끝냈다는 점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전반 오현규(셀틱), 후반 조규성(미트윌란)을 투입해 경기력을 확인했다.

대회 전까지 이들은 황의조(노리치시티)와 경쟁했다. 그렇지만, 황의조가 불법 동영상 촬영 의혹에 따른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국가대표 품의 유지 의무를 위반, 비판적인 여론에 시달렸다. 적극적인 해명과 무죄 등 법적인 해소가 이뤄지지 않는 이상 잠정적 국가대표 자격 정지 처분으로 이탈했고 클린스만 감독은 최종 명단에서 선발 가능성이 거론됐던 주민규(울산 현대) 등을 뽑지 않고 오현규, 조규성으로 정리했다.

두 자원은 클린스만 감독 부임 후 계속 선발, 익숙한 자원이다. 그렇지만,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모두 놓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수비수를 등지고 힘으로 볼을 소유하거나 공간을 과감하게 파고드는 것은 오현규의 장점이다. A대표팀 선발 후 데뷔골을 넣지 못해 그 스스로도 조바심을 느껴 왔고 어떻게라도 넣겠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이라크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전반 22분 수원 삼성 시절 호흡했던 이기제(수원 삼성)의 날카로운 왼발 크로스를 오현규가 오른발로 슈팅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29분에는 설영우(울산 현대)의 패스를 골대 안으로 넣었지만, 파울 선언으로 무효가 됐다. 35분에는 이재성이 뒷공간으로 패스해 기회가 왔지만, 슈팅은 허공을 향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오현규는 벤치로 물러났다. 대신 조규성이 들어왔다. 조규성은 높은 타점에 따른 제공권 확보가 장점이다. 이라크 수비진도 조규성의 머리를 막으려 애썼다. 2분 만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에게 맞고 나갔다.

조규성도 골을 노렸지만, 팀플레이에 충실하는 모습이었다. 황희찬(울버햄턴)-손흥민-이강인(파리 생제르맹)으로 구성된 2선이 막강했고 이들이 기회를 잡을 경우 공간을 만드는 수비와의 몸싸움 등 이타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31분 이강인의 왼쪽 코너킥을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두 명 모두 골을 넣지 못하고 경기를 끝냈다. 그나마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 두 골 경험이 있고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1골 1도움으로 5-0 승리에 기반을 닦았다.

오현규는 조금 다르다. 본선에서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7경기를 특정한 공격수가 모두 책임지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조규성이 주로 선발로 나선다고 하더라도 오현규 역시 선발 기회를 얻는 경기가 있게 된다. 골맛을 봤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45분이었다.

손흥민이나 황희찬을 중앙 공격수로도 둘 수 있는 변칙도 있다. 이를 고려하면 오현규는 행복한 부담감을 안고 본선에서 확실한 도장을 찍을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

본선에서는 한국을 상대로 밀집 수비 후 역습으로 상대하는 팀이 많아진다. 정교한 플레이에 확실한 결정력을 오현규, 조규성 모두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2선 공격진이 부담을 안게 되거나 중앙 공격수를 선발하지 않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비판의 화살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