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SON 대신 올 뻔한 베르너, 이번엔 진짜 토트넘 유니폼 입는다... 맨유 제치고 6개월 임대영입
영국 축구전문매체 90MIN는 7일(한국시간) "토트넘은 베르너 영입에 합의했다. 남은 시즌 동안 임대로 데려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도 같은 소식을 전했다. 로마노는 자신의 SNS에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이적한다. 베르너는 런던으로 향해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것"이라고 적었다.
영국 디애슬레틱 데이비드 온스테인 기자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는 토트넘이 베르너를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돼 있다. 이적료 1300만 파운드(약 220억 원)에서 1700만 파운드(약 290억 원) 정도다. 하지만 이는 의무적인 것은 아니다. 토트넘은 완전 영입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고 올 시즌 베르너의 활약에 따라 동행 여부를 알게 될 전망이다.
애초 베르너는 토트넘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이적이 더 가까워 보였다. 앞서 90MIN는 "맨유가 베르너를 영입하기 위해 라이프치히에 문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베르너는 예상을 뒤엎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다. 공교롭게도 토트넘과 맨유는 오는 15일 맞붙는다. 베르너의 토트넘 데뷔전 상대가 맨유일 수 있다.
베르너가 토트넘으로 향하게 되면서 맨유는 새로운 공격수를 찾아야 한다. 올 시즌 맨유는 심각한 공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라스무스 회이룬, 마커스 래시포드, 앙토니 마샬 등 공격수들 모두 제몫을 해내지 못했다. 팀 최다 득점자가 수비형 미드필더 스캇 맥토미니(리그 5골)일 정도다. 베르너 영입까지 실패해 맨유의 고민은 더욱 커지게 됐다.
독일 대표팀 공격수 베르너는 최전방뿐 아니라 좌우 측면까지 뛸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빠른 발과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릴 수 있는 센스가 강점이다. 한때 라이프치히에서 뛰면서 분데스리가 최정상급 공격수로 꼽혔다. 2016~2017시즌 분데스리가 21골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 13골, 2018~2019시즌 16골을 몰아쳤다. 2019~2020시즌에는 리그 34경기에 나서 28골 8도움을 기록했다.
다만 아픈 경험도 있다. 분데스리가 활약을 바탕으로 베르너는 잉글랜드 첼시로 이적했다. 하지만 첼시에서 베르너는 최악의 부진만 겪었다. 첼시에서 뛴 2시즌 동안 총 리그 10골을 넣는데 그쳤다. 90MIN는 "베르너가 프리미어리그에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첼시에서 89경기에 출전해 23골을 넣었다. 첼시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움을 주었지만, 골문 앞에서 많은 찬스를 날린다는 비판을 자주 받았다"고 설명했다.
첼시는 베르너를 영입하기 위해 4700만 파운드(약 790억 원)라는 거금을 썼다. 하지만 베르너의 부진에 영입은 대실패로 끝났다.
올 시즌 오펜다는 리그 11골로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시몬스와 폴센도 각각 3골을 기록했고 올모도 2골 1도움을 올렸다. 또 라이프치히에는 '특급 조커' 벤자민 세슈코가 있다. 21세의 어린 선수이지만 올 시즌 리그 3골을 터뜨리며 실력을 입증했다. 베르너는 후순위로 밀려났다.
라이프치히도 잘 나간다. 올 시즌 10승3무3패, 승점 33을 기록하고 리그 4위에 올라있다. 선두 레버쿠젠(13승3무·승점 42)과 격차는 꽤 있지만, 2위 바이에른 뮌헨(12승2무1패·승점 38), 3위 슈투트가르트(11승1무4패·승점 34)는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위치다. 라이프치이의 최대 강점은 매서운 공격력이 꼽힌다. 올 시즌 리그 16경기에서 38골을 몰아쳤다. 경기당 평균 2골이 넘는 엄청난 득점 기록이다. 리그 최다 득점 3위에 해당한다. 라이프치히 입장에선 굳이 공격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는 셈이다. 결국 베르너가 안타까운 상황을 맞았다.
베르너는 이번 토트넘 임대이적을 통해 부활을 노린다. 지난 5일 라이프치히 구단 SNS에는 베르너가 팀 훈련에서 환상적인 발리골을 터뜨린 장면이 업로드됐다.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모습이다. 또 베르너는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이유가 있다. 올해 6월에는 독일에서 유로2024가 열린다. 베르너가 독일 대표팀에 이름을 올려 유로2024에 나서기 위해선 좋은 활약이 필요하다. 앞서 마르코 로즈 라이프치히 감독도 "베르너 임대를 가고 싶어한다. 우리는 그가 잘 되기를 바란다. 베르너는 유로2024에서 뛰고 싶어하기 때문에 경기를 해야 한다. 행운을 빌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로 올라섰다.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뒤 쭉 팀 핵심 선수로 활약해왔다. 지난 시즌에는 스포츠탈장과 안와골절 등 큰 악재 속에서서도 리그 36경기에 출전, 10골 6도움을 올려 두 자릿수 득점을 채웠다. 2021~2022시즌에는 리그 23골을 터뜨리고, 리버풀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을 차지한 바 있다. 손흥민의 경우 페널티킥 없이 순수 필드골로 이뤄낸 기록이어서 더욱 주목받았다.
새 시즌 안제 포스테코글루 신임 토트넘 감독 체제에서 손흥민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토트넘은 간판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떠났으나, '뉴 캡틴' 손흥민을 중심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리그 20경기에 출전해 12골 3도움을 기록했다. 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뜨렸고, 득점 부문 리그 공동 3위에 올라 다시 한 번 득점왕에 도전한다. 잉글랜드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12골)가 손흥민과 같은 12골을 기록 중이다.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드(맨시티), 살라가 14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90MIN는 "토트넘은 2015년 슈투트가르트의 10대 공격수인 베르너를 영입하려고 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대신 레버쿠젠에서 손흥민을 영입했다. 손흥민은 현재까지도 토트넘에서 뛰고 있다. 또 2023~2024시즌 팀 캡틴으로 임명됐다"고 소개했다.
9년이 흐른 지난 시점, 베르너는 진짜로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앞으로 베르너는 손흥민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손흥민이 클린스만호에 합류해 아시안컵에 출전, 한 달 정도 소속팀 일정을 비운다. 올 시즌 토트넘은 리그 20경기에서 43골을 기록했다.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은 득점 기록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손흥민이 12골을 넣었다. 또 손흥민의 5어시스트까지 고려할 경우 팀 공격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손흥민이 빠지게 된다면 토트넘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브라질 공격수 히샬리송이 최근 부진을 털어낸 모습이지만, 아직 기복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2022년 여름 이적료 6000만 파운드(약 1000억 원)를 주고 히샬리송을 영입했다. 거액을 쏟아부을 만큼 토트넘이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히샬리송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지난 시즌 히샬리송은 리그 27경기를 뛰었으나 1골 3도움을 올리는데 그쳤다. 최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 등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올 시즌에는 리그 6골을 넣으며 조금은 살아났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 요소다.
토트넘의 또 다른 공격 옵션 데얀 쿨루셉스키, 브레넌 존슨, 브라이언 힐은 모두 측면 자원이다. 손흥민이 빠지면 최전방 공격수는 히샬리송만 남게 된다. 부족한 옵션은 선두권 경쟁에서 상당히 불리해질 수 있다. 토트넘은 빠르게 움직였다. 맨유와 영입 경쟁에서도 승리했다. 특별한 이변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토트넘은 베르너를 임대 영입해 손흥민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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