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푸바오, 귀염둥이 동생들… 판다가족 '인기 폭발' [밀착취재]
이재문 2024. 1. 7. 08:31
용인 에버랜드 ‘판다월드’
판다는 야생 자이언트판다 기준으로 중국에 1800마리 정도 남아 있는 멸종 취약종이다. 중국은 중화민국 정부 시절인 1940년대부터 우호의 상징으로 ‘국보’라고 할 수 있는 판다를 해외에 보내는 판다외교를 전개하고 있다.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 판다를 대여 형식으로 보유 중인 나라로 한국,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스페인,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17개국, 소유권을 갖고 보유한 나라로 멕시코가 있다. 1960, 70년대 북한에 보낸 판다는 모두 폐사했다.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에 있는 판다 푸바오는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도 인기스타다. 2020년 7월20일 태어난 푸바오는 2014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후 2016년 에버랜드에 들여온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부부의 첫 딸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자연 번식으로 출생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세 가족을 ‘우아하지 않지만 깔끔한 러바오’, ‘깔끔하지 않지만 우아한 아이바오’, ‘깔끔하지도 우아하지도 않은 푸바오’로 묘사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현재 지난해 태어난 푸바오의 여동생 쌍둥이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를 합쳐 판다 5마리와 함께 찰떡궁합인 ‘강바오’ 강철원 사육사와 ‘송바오’ 송영관 사육사까지 일곱을 ‘바오 패밀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푸바오는 성 성숙이 이뤄지는 생후 4년 차에는 종 번식을 위해 중국으로 돌아간다. 4번째 생일인 7월20일 전까지 중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푸바오의 부모 러바오, 아이바오도 임대 계약상 2031년에는 중국으로 돌아가야 해 많은 한국인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 ‘말하는 동물원 뿌빠TV’ 채널 등에선 최근 판다 관련 영상 조회 수가 늘고 있다. 에버랜드 전체 방문객 10명 중 1명은 인형, 헤어밴드 등 판다 관련 상품을 기념품으로 산다고 한다.
판다는 임신과 출산이 극히 어렵다.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 봄철 1~3일밖에 되지 않아 짝짓기부터 쉽지 않다. 통상 가임기를 맞춰 봄에 짝짓기를 하고, 약 4개월의 임신 기간을 거쳐 7~8월에 출산한다. 대부분 판다의 생일이 비슷한 이유다. 에버랜드 판다월드에 있는 판다 가족 5마리의 생일도 모두 7월에 몰려 있다.
임신 여부를 명확하게 알 수도 없다. 성체 체중의 약 0.1%에 불과한 미숙아 상태로 태어나는 판다 특성상 외형적으로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상상임신 가능성도 높아 출산이 임박할 때까지 정확한 임신 사실을 파악할 수 없다. 푸바오도 태어나기 2주 전에야 임신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판다가 쌍둥이를 낳을 확률은 40~50%. 한 마리도 태어나기 어려운 자이언트판다 특성상 지난해 쌍둥이 탄생은 또 다른 의미로 기적이었다. 쌍둥이 판다는 탄생 100일을 맞아 대국민 투표를 통해 각각 슬기로운 보물, 빛나는 보물이라는 뜻의 루이바오, 후이바오라는 이름이 생겼다.
송 사육사는 루이바오에 대해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다. 그런 점에서 아빠 러바오를 닮았다. 정기적으로 (엄마) 아이바오의 품에서 포육실로 오는 날이면 모유에서 분유로 맛이 바뀌는 것을 크게 느껴, 하루이틀 잘 먹지 않는 등 고집을 부린다”고 했다. 그에 비해 후이바오는 “아이바오의 입맛을 닮아 분유와 모유 모두 잘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래서 성장 속도도 후이바오가 루이바오보다 조금 더 빠르다. 체중도 더 많이 나가고 유치도 더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송 사육사는 “푸바오 때 경험으로 비춰보면 4~5개월 때는 스스로 걸어서 엄마를 따라다녔고, 6개월부터는 방사장으로 나와 고객들과 만나기 시작했다”며 “쌍둥이의 성장 상태와 아이바오의 쌍둥이 돌봄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 방사 시기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송 사육사는 푸바오와의 이별을 가슴 아프지만 담담하게 준비하려고 한다. 그는 “사육사의 도움이 없으면 엄마 젖을 무는 것조차 힘들었던 아기 판다 시절부터 돌봐온 푸바오를 떠나보내는 것은 사육사에게도, 또 관람객에게도 아쉬움이 많은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렇지만 독립생활을 하는 판다의 습성상 푸바오의 행복을 위해 잘 배웅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년여간 쌍둥이를 잘 키우겠다는 다짐도 했다. “푸바오에 이어 국내 최초로 쌍둥이 아기 판다가 태어나 매우 기쁘다”며 “많은 국민에게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판다 가족이 될 수 있게 잘 보살펴 나가겠다”는 것이다.
글·사진=이재문 기자 m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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