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꼬리 연봉·훈련환경 열악… 실업팀 유망주들 ‘탈인천’
서구청 롤러팀 해체… 인천지역 갈 곳 없어
대부분 공공기관 팀… 형편없는 처우 화근
비인기 종목 예비스타들 앞다퉈 ‘보따리’
“인천에 남고 싶지만, 롤러팀이 없어져 경기도 팀으로 이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전국체육대회에서 롤러 금메달을 딴 남지민 선수(19)는 최근 경기도 안양시청팀 입단을 결심했다. 당초 목표였던 인천 서구청의 롤러팀이 지난 2022년 해체, 이제 인천에는 롤러 실업팀이 없기 때문이다. 남 선수는 “인천에서 나고 자라 선수 생활도 당연히 인천에서 하려 했다”며 “이제는 남고 싶어도 팀이 없어 인천을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의 비인기 체육 종목 미래 유망주들이 인천을 떠나 타 지역에 둥지를 틀고 있다.
6일 인천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지난 3년 간 인천 실업팀에서 타 지역으로 이적한 선수는 해마다 평균 20여명에 이른다. 지난 2020년 14명, 2021년 22명, 2022년 23명 등이다. 아직 이적 시장이 끝나지 않았지만, 체육계에선 지난해 말에도 비슷한 규모의 이적이 이뤄졌을 것으로 본다.
특히 인천시와 시체육회 등이 운영하는 실업팀의 선수 이적이 많다. 지난 2020년 10명, 2021년 16명, 2022년 20명, 지난해 20명 등이다.
이 같은 선수 유출은 인천 실업팀 대부분이 공공기관팀이어서 예산 사정으로 선수들의 연봉이 낮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한 체육 관계자는 “전국체전 등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비인기 종목이라도 타 지역 기업 실업팀에서 스카웃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연봉을 2~3배 이상 부르는데, 우린 예산 사정상 이를 못 맞춰주기에 붙잡을 수도 없다”며 “감독들이 인연에 기대어 선수를 붙잡는 것도 옛 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운영 예산 부족으로 인한 선수들의 훈련 지원이 빈약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인천에는 훈련을 할 장소가 부족해 서울이나 경기도의 경기장을 빌려 훈련하는 종목도 상당수다.
이 때문에 인천의 유망 선수들이 타 지역으로 가 ‘스타 선수’로 거듭나는 사례도 빈번하다. 인천 강화에서 태어나 석정여자고등학교에서 선수생활을 한 테니스의 한나래(31)는 지금 경기도 부천시청 소속이다. 그는 현재 대한민국 테니스를 대표하는 여자 복식 베테랑 선수다. 지난해 US 오픈 본선에 진출하며 개인으로는 2번째로 그랜드슬램 본선에 나가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사격 여자 25m에서 우승, 세계 제일의 사수로 우뚝 선 김장미 선수도 그렇다. 인천에서 자라 인천에서 사격을 배우고 기량을 닦았지만, 정작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때는 부산시청 소속이었다.
시 관계자는 “인천 유망 선수의 타 지역 유출 문제는 알고 있다”며 “체육회와 함께 인천 선수들의 유출을 방지할 해결책을 찾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귀빈 기자 pgb028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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