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충격 퇴장' 다시 한 번 되새긴 돌발변수 중요성... 클린스만호, 이라크전 1-0 승리보다 더 큰 소득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3위, 이라크는 FIFA 랭킹 63위에 위치했다. 큰 이변 없이 상대를 제압했다. 한국이 볼 점유율 60%를 가져갔고 전체슈팅에서도 14대6으로 앞섰다. 이 가운데 한국은 유효슈팅 6개를 기록했다. 한국은 이라크와 상대전적에서도 9승12무2패 우위를 이어갔다.
결승골은 대표팀의 등번호 '10번' 이재성(마인츠)이 터뜨렸다. 전반 40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로써 이재성은 약 3년 만에 A매치 추가골을 기다렸다. 지난 2021년 11월 이라크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이번에도 같은 상대를 만나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재성의 결승골보다 더 주목을 받은 건 이강인의 퇴장이었다. 이는 후반 41분에 일어났다. 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은 오른쪽 측면에서 이라크 아흐메드 야하와 볼 경합을 벌였다. 이때 이강인의 몸싸움에 밀린 야하가 흥분했다. 갑자기 이강인의 얼굴 부위를 밀쳤다. 또 두 손으로 이강인의 가슴을 강하게 밀치기까지 했다. 이강인도 특별히 대응한 것은 아니었지만, 신경전에서 밀리지 않았다.
그러자 주심은 이강인과 야하 두 선수 모두에게 경고 한 장씩 주었다. 앞서 이강인은 이미 경고 한 장이 있었다. 신경전에서 옐로카드 한 장을 추가해 결국 퇴장 당했다. 이강인은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경고가 없었던 야하는 그대로 경기를 뛰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강인의 퇴장과 관련해 아시안컵 출전과는 무관하다. 이강인은 대회 1차전부터 뛸 수 있다.
다른 대표팀 경기에서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튼), 송민규(전북현대) 등이 여러 도발에도 넘어가지 않고 현명하게 대처해 오히려 상대의 카드를 유도한 바 있다.
한국의 또 다른 숙제는 역시 중동 텃세를 뚫는 것이다. 이번 대회는 카타르에서 열린다. 중동 심판의 불리한 판정이 일어날 수 있다. 이번 이라크전에서도 나왔다. 후반 21분 '캡틴' 손흥민(토트넘)이 찬스를 잡았다. 상대 수비진을 뚫어내고 폭풍 드리블을 선보였다.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까지 치고 들어갔고 이라크 골키퍼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왔다. 골키퍼가 몸을 날린 순간 손흥민은 넘어졌다. 느린 화면상 손흥민은 골키퍼 손에 걸린 듯했다. 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불지 않았다. 이번 경기는 비디오판독(VAR) 없이 진행됐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여러 옵션을 사용해 다양한 전술 시도를 보였다. 전반에는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조규성(미트윌란) 등 핵심 선수들이 뛰지 않았다.
대신 '23세 공격수' 오현규(셀틱)가 선발로 나서 원톱 역할을 수행했다.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KAA헨트)은 2선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이재성은 측면, 박용우(알아인)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은 이기제(수원삼성),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HD)였다. 골문은 주전 골키퍼 김승규(알샤밥)가 지켰다. 포메이션은 4-1-4-1이었다. 전반 40분 이재성의 중거리 선제골이 터졌다.
후반에는 손흥민과 조규성, 이강인, 황희찬, 김민재 등 핵심 멤버들이 총 출격했다.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으나 한국은 집중력을 발휘해 마지막까지 한 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이라크전을 마친 대표팀은 오는 10일 '결전지' 카타르로 향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노린다. 그간 한국은 유독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1956년과 1960년 우승이 마지막 영광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 속해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와 경쟁한다. 오는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고 20일 요르단, 25일 말레이시아를 차례로 상대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일 출정식에서 "넘치는 에너지와 충분한 믿음을 가지고 카타르로 향한다. 국민 여러분들과 이 자리에 함께한 여러분들을 위해 64년 만의 우승컵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 6주 뒤에 좋은 모습, 좋은 성적으로 뵙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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