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한테 레슨 받았다고 갑자기 좋아져?” 이대호 의문, 공룡들 36세 타격왕 ‘깔끔한 정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정호한테 레슨 받았다고 갑자기 좋아져?”
KBO리그를 떠난 강정호(37, 개인 코치)가 KBO리그 오프시즌의 화두가 됐다. 손아섭(36, NC 다이노스)이 작년 1월 미국 LA에 위치한 강정호 야구 아카데미를 찾아 훈련을 한 뒤 타격을 재정립, 2023시즌 타격왕과 최다안타왕,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쓸어 담자 너도나도 강정호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 2년 정도 부진한 김재환(36, 두산 베어스)이 비활동기간을 반납하고 작년 연말까지 강정호 아카데미에서 훈련하다 돌아왔다. 새해가 밝았고, 박세혁(34, NC 다이노스), 한동희(25, 롯데 자이언츠), 정훈(37, 롯데 자이언츠)이 잇따라 강정호에게 갈 예정이다. 물론 손아섭도 1월 중순에 또 간다.
이런 현상이 처음 생긴 건 아니다. 수년 전부터 비 시즌에 개인코치를 고용해 훈련하던 선수들이 있었다. 과거와 달리 비 시즌 개인코치와의 훈련을 나쁘게 보는 시대가 아니다. 받아들이는 선수가 잘 정리하는 게 중요하다는 게 손아섭의 견해다.
코치 강정호를 맹신할 필요는 없다. 강정호 역시 “내가 모든 선수를 다 잘 되게 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단, 강정호 스쿨을 다녀온 선수들은 믿음이 간다고 얘기한다. 김재환은 단순히 강정호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코칭하는 게 아니라, 그 선수를 디테일하게 연구하고 함께 고민하는 모습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강정호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타격이론을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대호가 6일 자신의 유튜브 이대호[RE:DAEHO]에 출연한 손아섭에게 물었다. “근데 너 실력에 강정호한테 레슨 받았다고 갑자기 좋아할 수 있나”라고. 그는 “분명히 너의 생각을 확고하게 해준, 그런 계기가 있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이대호의 ‘확신’ 언급에 격하게 동의했다. 그는 우선 “영상 분석에 조금 관심 없는 편이었는데, 내가 생각한 것과 영상이 너무 다르더라. 예전처럼 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영상을 보니 폼이 무너져 있었다. 1차적으로 놀랐다. 그리고 정호형이 내가 좋았을 때 스윙을 찾게 해줬다”라고 했다.
사실 여기까진 구단들도 다 한다. 손아섭이 고집스러운 측면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손아섭은 “강정호한테 배워서 다 좋아지면 거기 가야죠. 방향성이다. 어떻게 쳐야 좀 더 확률이 높아지는지 방향성을 잘 제시해준다. 결국 떠먹는 건 선수 본인인데, 잊고 있었던 것을 다시 일깨워준 게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손아섭의 얘기를 정리하면 강정호가 그 선수에게 맞는 방향성을 논리적으로 제시해준다는 얘기다. 강정호가 실제로 이것 하나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다. 대신 그 방향성대로 가는 노력은 선수 본인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비 시즌 개인코치 효과를 맹신할 필요도 없고,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야구는 결국 선수 본인이 하기 나름이다. 강정호 스쿨이 아주 특별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선수에게 방향성을 바탕으로 확신을 주는 효과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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