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래연의 요리조리] 햄버거, 함 머거볼까 했더니 하나에 14만원?

정래연 2024. 1. 7. 08: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에서 버거를 들고있는 고객 모습. [연합뉴스]
'파이브가이즈' 1호점 오픈 대기줄이 길게 늘어 서 있다. [연합뉴스]

고든램지버거가 2022년 1월 롯데월드몰에 오픈했다. 고든램지버거는 단품 최대 14만원, 감자튀김 만9천원이라는 가격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놀라운 가격에도 사람들은 매장 바깥까지 줄을 서 햄버거를 맛봤다. 이어 2023년 3월 비교적 가성비 브랜드인 '고든램지 스트리트 버거'를 열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사랑받던 햄버거가 언제부터 '프리미엄' 음식으로 소비되게 됐을까? 전세계서 사랑받는 햄버거에 대해 알아보자.

육류, 야채를 빵 사이에 넣어 먹는 음식은 수세기 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다. 하지만 햄버거의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된 것은 19세기 중반이다. 독일, 유럽의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주하며 '햄버거 스테이크(Hamburger steak)'를 접하게 됐다. '햄버거 스테이크'는 함부르크(Hamburg)에서 온 독일사람들의 스테이크라는 뜻으로 미국식 발음인 햄버거(Hamburger)로 불렸다. 당시 '햄버거 스테이크'는 스테이크를 만들고 남은 고기를 사용해 가난한 사람들의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1921년, 사람들의 인식을 뒤집어버린 브랜드가 등장했다. 최초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화이트캐슬'이다. 윌터 앤더슨과 빌리 잉그램은 '햄버거는 싸구려 음식'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점원들에게 깨끗한 유니폼과 종이 모자를 쓰게했다. 매장 내부는 스테인리스로 깔끔한 인상을 줬고 외부 인테리어는 흰색으로 맞췄다. '화이트캐슬'은 대성황을 이뤘고 화이트캐슬을 따라하는 가게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앤더슨은 차별점을 두기 위해 햄버거의 빵을 기존의 샌드위치 빵이 아닌 영국 북부의 '번'을 사용했다. 이때부터 '햄버거 스테이크'는 우리가 아는 현재의 '햄버거'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대중화됐다.

이후 1940년 등장한 '맥도날드'는 햄버거 프랜차이즈계에 한번 더 변화를 줬다. 패티 속 고기의 양, 두께, 조리시간 등을 매뉴얼화해 표준화된 생산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대량 생산 및 판매'라는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완성했다. 초기 맥도날드의 매력은 '감자튀김'이었다. 사람들은 맥도날드만의 감자튀김을 다시 찾았고 맥도날드는 500원 추가 시 큰 사이즈로 판매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후 빅맥이 출시돼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빅맥은 각 나라의 물가를 판단하는 기준점으로 쓰이기도 한다. '빅맥지수'는 빅맥 가격을 이용하여 환율 수준을 비교하는 지수를 말한다. 빅맥의 가격이 국가 간에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통해 각 국가의 물가 수준을 비교한다.

20세기 후반부터는 버거킹,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웬디스 등 햄버거 체인들이 등장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햄버거가 등장했을까? 1950년 한국전쟁 때 미군들이 파병오면서 등장했다. 미군부대 인근 상인들은 사라다빵과 비슷한 레시피로 햄버거를 만들었다. 국내에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선보인건 '롯데리아'다. '롯데리아'는 1979년 서울 소공동에 1호점을 오픈했다. 롯데리아는 불고기버거, 불갈비버거, 라이스버거, 한우버거 등 토종버거들을 출시하며 토종마케팅에 집중했다. 이외에도 롯데리아는 라면버거, 김치버거, 우엉버거, 오징어버거 등 이색재료로 만든 햄버거들도 유명하다.

현재는 정형화된 프랜차이즈 버거를 넘어 수제버거까지 버거시장에 합류했다. 대체육, 버섯, 많은 양의 패티를 넣는 등 다양한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배달시장에서 햄버거시장은 더 커졌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9600억원에서 2022년 4조원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간단히 먹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배달 수요가 급증한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혼밥족 증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기, 햄버거 회사들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외에도 햄버거시장을 크게 만드는 요인이 더 있다. '프리미엄 버거'다. 사람들의 '프리미엄 버거' 사랑은 점점 커지고 있다. 2023년 6월 미국 3대 프리미엄 햄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가이즈가 강남역에 국내 1호점을 오픈했다. 1호 입장고객은 전날 밤 11시부터 대기했고, 4~5시간 대기는 기본인 진풍경을 펼쳤다. 중고거래어플에는 햄버거가 10만원에 올라오기도 했다. '파이브가이즈'는 8가지 종류의 버거와 15가지 토핑을 취향껏 조합하는 매력을 내세우고 있다.

커지는 국내 햄버거시장의 양상에 한국에서 철수했던 파파이스는 2023년 6월 재진출했다. 특색있는 버거들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브랜드들은 멀티스택버거(여러개의 패티를 쌓은 버거) 등 화제성을 노리는 메뉴들을 출시하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버거가 계속 등장하며 어떤 햄버거가 대중들의 선택을 받을지 기대감이 커진다. fodus020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