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벌레 잡는 식물의 구조적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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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표지에는 육식을 하는 식물인 '네펜데스 그라실리스'가 개미를 유인하는 모습이 실렸다.
네펜데스 그라실리스는 곤충을 먹이로 삼는 식물이다.
연구팀은 네펜데스 그라실리스 서식지에서 4000km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곤충 포획 메커니즘을 가진 '네펜데스 페르빌리'라는 벌레잡이식물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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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표지에는 육식을 하는 식물인 ‘네펜데스 그라실리스’가 개미를 유인하는 모습이 실렸다. 개미는 이 식물의 뚜껑 아래에 불안정하게 있다.
네펜데스 그라실리스는 곤충을 먹이로 삼는 식물이다. 곤충을 포획할 수 있는 이유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곤충이 낭상엽(주머니 형태 잎)으로 떨어질 수 있는 뚜껑 구조, 낭상엽에 떨어진 뒤 빠져나올 수 없는 미끄러운 안쪽 면, 스프링 기능을 가진 단단한 뚜껑 등 3가지다. 이 세 조건이 조합을 이뤄야 벌레는 낭상엽에 갇히게 된다.
영국 브리스틀대, 옥스퍼드대,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등 공동 연구팀은 네펜데스 그라실리스가 어떻게 이 세 가지 형질을 갖게 됐는지 분석한 연구를 4일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네펜데스 그라실리스 서식지에서 4000km 떨어진 곳에서 비슷한 곤충 포획 메커니즘을 가진 '네펜데스 페르빌리'라는 벌레잡이식물을 발견했다. 두 종을 비교해본 결과 서로 다른 구조적, 화학적, 기계적 형질을 갖고 있었다.
곤충 포획 메커니즘은 비슷했지만 물리화학적 구조는 서로 달랐던 것이다. 두 종이 곤충을 가장 잘 포획할 수 있는 조합을 선택해 개별적으로 진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이 현장 조사, 현미경 관찰, 화학 분석 등으로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서로 독립적으로 진화했지만 곤충을 잘 잡을 수 있는 방향으로 형질 조합을 이루면서 결과적으로 서로 닮은 유사한 특성을 지닌 수렴진화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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