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의 맹렬한 기세, 빛바랜 허훈의 마스크 투혼

손동환 2024. 1.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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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훈(180cm, G)의 마스크 투혼도 현대모비스의 맹렬함에 빛을 잃었다.

수원 KT는 지난 6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울산 현대모비스에 82-83으로 졌다. 시즌 2번째 6연승의 기회를 놓쳤다. 19승 10패로 2위 서울 SK(20승 8패)와도 1게임 차로 멀어졌다.

KT는 2021~2022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다. 선수층도 두터웠지만,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가 컸다. 허훈이었다. 허훈이라는 해결사가 있었기 때문에, KT가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KT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고배를 마셨다. 그리고 허훈은 2021~2022시즌 종료 후 입대했다. 허훈 없는 KT는 2022~2023시즌 고전했다. 플레이오프조차 나서지 못했다. 허훈은 상무에서 팀의 어려움을 바라봐야 했다.

그리고 KT는 절치부심했다. 전력 보강에 더 열성이었다. 공격에 능한 패리스 배스(200cm, F)를 1옵션 외국 선수로 영입했고, KBL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문성곤(195cm, F)을 FA(자유계약) 시장에서 영입했다.

게다가 허훈이 지난 15일 제대했다. KT는 ‘허훈-문성곤-배스’를 모두 기용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허훈은 제대 후 2경기를 모두 졌다. 복귀전에서는 26점 4어시스트 3스틸에 2개의 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지난 21일 원주 DB전에서는 4점 5어시스트 1스틸에 그쳤다.

그렇지만 허훈의 위력이 점점 강하게 드러났다. 복귀 후 13경기 평균 24분 57초 동안, 16.1점 3.8어시스트 2.4리바운드에 1.5개의 스틸. 그러면서 KT의 경기력도 상승했다. 2위인 SK를 넘보고 있다.

허훈은 스타팅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코뼈 부상의 여파가 남아있기 때문. 그러나 코트에 먼저 투입된 정성우(178cm, G)가 하윤기(204cm, C)를 잘 활용했다. 2대2에 이은 바운스 패스와 앨리웁 패스 등으로 허훈의 몫을 대신했다.

그러나 KT가 1쿼터 종료 3분 19초 전 17-14로 쫓겼다. 현대모비스의 속공에 빠르게 점수를 내준 것. 송영진 KT 감독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타임 아웃을 불렀고, 허훈은 타임 아웃 이후 코트로 들어갔다.

코트로 들어간 허훈 또한 하윤기의 스크린을 이용했다. 하프 라인 부근에서부터 2대2를 한 후, 왼쪽 코너에서 점퍼. 장재석(202cm, C)의 블록슛 앞에서도 뛰어난 슛 감각을 선보였다. 첫 득점을 그렇게 신고했다.

허훈은 무리하게 볼을 몰지 않았다. 팀원들의 빠른 패스를 자연스럽게 이어받았다. 2쿼터 시작 3분 32초에 기록한 3점도 그랬다. 허훈의 첫 3점이 더 의미 있었던 이유. 허훈이 3점을 넣은 후, KT와 현대모비스의 차이가 두 자리(35-24)로 벌어졌기 때문.

또, 허훈의 동료들이 높은 수비 에너지 레벨을 보여줬기에, 허훈은 공격을 더 빠르게 전개할 수 있었다. 함께 뛰는 배스에게 패스. 배스의 쉬운 득점을 이끌었다. 그리고 2쿼터 시작 4분 48초 만에 벤치로 물러났다.

허훈이 꽤 오랜 시간 벤치에 있었지만, KT는 51-38로 앞섰다. 정성우가 4번째 파울을 범할 때야, 허훈이 나왔다. 그 정도로, KT는 여유로웠고, 허훈 또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체력 부담을 던 허훈은 수비부터 했다. 자기 매치업인 미구엘 옥존(183cm, G)을 세게 압박했다. 볼조차 쉽게 잡지 못하게 했다. 이는 현대모비스 공격 시작점을 묶는 효과와 동일했고, KT는 56-42로 점수 차를 벌렸다.

그리고 배스가 볼 운반을 했고, 다른 선수들이 볼을 잘 돌렸다. 그래서 허훈은 빈 곳을 찾으면 그만이었다. 속공에 가담해 현대모비스의 수비 불균형을 확인한 후, 오른쪽 윙에 위치. 하윤기의 패스를 3점으로 마무리했다. 꽤 큰 점수였다. 59-42로 달아나는 점수였기 때문.

하지만 KT 공수 전환이 어지러울 때, 허훈이 정리했다. 패턴을 선수들에게 알려준 후, 이두원(204cm, C)과 2대2. 골밑으로 침투하는 이두원에게 볼을 찔러줬고, 이두원이 ‘킥 아웃 패스’라는 파생 옵션을 창출했다.

이두원의 패스가 첫 번째 찬스에서 해결되지 않았지만, 현대모비스의 수비 밸런스는 허훈의 2대2에 이미 무너졌다. 그래서 한희원(195cm, F)이 공격 리바운드 후 점수를 기록할 수 있었다. KT는 61-42로 더 크게 달아났다.

허훈은 그 후에도 유연하게 플레이했다. 볼 없이도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1대1 형성. 빠르고 짧게 돌파한 후, 순간적인 멈춤 동작으로 옥존의 밸런스를 무너뜨렸다. 그 후 점프를 뜬 옥존에게 파울 자유투 유도. 옥존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그러나 허훈의 자유투 모두 림을 외면했다. KT는 그 후 옥존에게 연속 실점. 3쿼터 종료 2분 5초 전 61-47로 쫓겼다. 후반전 첫 타임 아웃 요청. 허훈을 벤치로 불렀다.

그렇지만 KT는 허훈 없이도 강했다. 끈끈한 수비와 빠른 공격 등 팀 컬러가 강력하기 때문. 기반을 다진 KT는 경기 종료 7분 8초 전에도 74-59로 앞섰다. 현대모비스의 위기를 더 극대화했다.

하지만 배스와 하윤기의 힘이 떨어졌다. 그러면서 KT의 공수 리듬이 흔들렸다. 경기 종료 4분 57초 전 74-66으로 쫓긴 이유.

KT 벤치는 그때 허훈을 재투입했다. 정성우와 한희원의 수비 역량을 살리되, ‘허훈-하윤기-배스’ 삼각편대의 역량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T는 현대모비스의 추격 흐름을 저지하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 종료 10초 전에 옥존한테 3점을 맞았다. 82-83으로 밀리는 3점. 정성우와 배스가 마지막 슛을 던졌지만, KT의 슛은 림을 외면했다. 그대로 역전패했다.

KT는 6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2위와 더 가까워질 기회 역시 그랬다. 그래서 허훈의 아쉬움도 컸다. 짧은 시간 대비 뛰어난 기록을 남기고도, 패배를 인정해야 했다.(19분 23초 출전, 10점 3어시스트 1리바운드 1스틸)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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