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 대체 공격수 찾았다…첼시 출신 베르너 here we go! 6개월 임대!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첼시 출신이 토트넘 홋스퍼의 유니폼을 입는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가 7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티모 베르너(RB라이프치히)가 토트넘으로 향한다.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된 임대 이적이며 주말 런던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로마노 외에도 영국의 다수 매체도 베르너의 토트넘 임대 합류를 알리고 있다. 영국 '디 애슬레틱'도 "토트넘이 베르너 임대 영입을 마무리했다. 완전 영입 금액은 1,500만 유로(약 216억 원)에서 최대 2,000만 유로(약 288억 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공백부터 메우는 데 성공했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상당히 바쁜 행보를 보여야 했다. 이번 시즌 최종 순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 1월이 고비라는 예상이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물론 아프리카축구연맹(CAF) 아프리카네이션스컵이 열려 주축 이탈을 피할 수 없었다. 토트넘의 핵심인 손흥민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 차출되며 파페 사르(세네갈), 이브 비수마(코트디부아르)도 대표팀으로 향한다.
가장 고민이 될 부분은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토트넘 전력의 모든 것이다. 전반기 치른 총 21경기에서 12골 5도움을 기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득점과 공격포인트 순위에 있어 모두 공동 3위에 올라있다. 토트넘의 공격을 책임지는 에이스의 지표를 자랑한다.
어디에 놓아도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개막 초기에는 제 포지션인 왼쪽 미드필더에 배치돼 이타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러다 히샤를리송이 결정력에 문제를 보이자 스트라이커로 보직을 옮겨 놀라운 퍼포먼스를 과시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본격적으로 뛴 9월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아스널전 멀티골, 리버풀전 득점까지 빼어난 기량으로 이달의 선수상을 확보했다.
스트라이커로 변신할 가능성을 보여준 손흥민은 최근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때마침 히샤를리송이 연속골을 기록하며 손흥민의 부담을 덜어주자 왼쪽에서 더욱 펄펄 날았다. 12월에만 7번의 리그 경기에서 4골 4도움을 폭발했다. 껄끄러운 상대인 맨체스터 시티(1골 1도움), 뉴캐슬 유나이티드(1골 2도움)전을 비롯해 에버턴(1골),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1도움), 본머스(1골)전까지 공격포인트 행진을 펼쳤다.
손흥민이 득점을 책임진 덕분에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개막 초 10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선두에 올랐을 때에 비해 페이스가 꺾이긴 했으나 다시 살아날 계기를 마련한 상태다. 손흥민과 함께 리그 5위에 자리잡으며 언제든 빅4 재진입을 이룰 가능성을 열었다. 손흥민의 몫은 여기까지다. 앞으로 한 달가량은 손흥민 없이 이겨야 한다.
손흥민을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 보여주는 역량으로 토트넘은 벌써 종신 계약까지 생각할 정도다. 지난해부터 토트넘은 손흥민과 장기 계약을 추진할 정도로 크게 신뢰한다.
앞서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남은 선수 생활을 토트넘에 헌신하길 열망하고 있다. 손흥민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팀에 끼친 영향력에 큰 감명을 받았고 구단의 장기적인 미래에 함께하길 원한다"라고 독점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 9월에도 토트넘과 손흥민이 재계약을 논의할 준비가 됐다"고 알린 적이 있다면서 "토트넘은 먼저 손흥민의 1년 연장 옵션안을 발동하려고 한다"고 짚었다. 다만 다른 쪽은 "1년 연장 옵션안도 있지만 토트넘이 완전히 새로운 장기 재계약에 대해 손흥민과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런 카드가 사라졌으니 토트넘은 아시안컵 차출에 따른 대안 마련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의 성적에 따라 토트넘은 손흥민이 잠시 떠난 사이 최대 6경기를 펼쳐야 한다. 번리전을 시작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렌트포드전까지가 한국 대표팀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일정과 맞물린다.
클린스만호가 16강에 올라 우승을 향해 정진할 경우 에버턴(2월 4일),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2월 11일)전도 손흥민이 복귀하기 어렵다. 한국이 만약 아시안컵 결승에 오르면 2월 18일 예정된 울버햄튼 원더러스전도 못 뛴다고 봐야 한다. 한국의 성적에 따라 다르지만 손흥민이 원하는대로 우승할 경우 2월 25일 첼시전에나 다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최근 "손흥민의 대표팀 차출은 우리에게 큰 손실이다. 준비해야 한다. 시즌 내내 우리는 중요한 선수들 없이 경기 치르는 것에 대처해야 했다"고 말했다. 영국 '풋볼런던'도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에게 '우승을 축하하기 위한' 휴가를 준다면 토트넘 복귀 첫 경기는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리는 첼시와 경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일단 출발은 괜찮았다. 전날 열린 영국축구협회(FA)컵 3라운드(64강)에서 번리를 상대로 1-0으로 이겼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지만 공격력에 있어서는 아쉬움이 컸다. 확실히 손흥민이 빠지자 제때 해결하는 법이 없었다. 토트넘은 총 16개의 슈팅을 퍼붓고도 1골에 그쳤다. 그마저도 공격수 발끝에서 나온 골이 아니라 수비수인 페드로 포로의 원더골이었기에 손흥민이 빠진 자리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손흥민을 대신할 공격수의 합류는 후순위로 여겨졌다. 지난해 연말부터 히샤를리송의 골 결정력이 살아났고 브레넌 존슨이 측면에서 기여하는 폭이 커졌다. 데얀 쿨루셉스키도 2선 가운데로 옮기면서 패스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해 있는 자원으로 해법을 만들어 봄직도 했다. 다만 제임스 매디슨이 아직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마노르 솔로몬과 알레호 벨리스의 부상, 브리안 힐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해 공격진 두께가 얇은 건 현실이었다.
토트넘이 베르너를 택했다. 베르너는 독일 출신으로 분데스리가를 통해 대표팀 주전 공격수로도 뛰어본 재능 넘치는 공격수다. 슈투트가르트에서 축구를 익힌 베르너는 2016년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으면서 잠재력을 폭발했다. 특히 2019-20시즌에는 분데스리가 34경기에서 28골을 터뜨려 전성기를 누렸다.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준 골 결정력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경험했다.
토트넘의 런던 라이벌인 첼시가 베르너를 보유한 적이 있었다. 첼시는 2020년 라이프치히에 5,300만 유로(약 763억 원)를 들여 베르너를 영입했다. 베르너에게 기대하는 바가 컸다. 스트라이커는 물론 왼쪽 측면에서도 뛸 수 있어 여러 전술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분데스리가에서 워낙 많은 골을 넣었기에 첼시의 최전방을 장시간 책임질 것이라는 바람도 따랐다.
결과적으로 베르너는 첼시 소속으로 89경기에 출전해 23골과 21개의 도움을 남겼다. 실패의 성적표다. 베르너는 프리미어리그의 속도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데뷔 시즌이던 2020-21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에 그쳤다. 첼시 적응을 마칠 2년차에는 더욱 성적이 곤두박질치면서 프리미어리그 4골 1도움에 머물렀다. 그나마 다른 대회를 통해 공격포인트를 쌓아나갔으나 실망감은 상당했다.
결국 베르너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독일로 돌아갔다. 베르너도 할 말은 있었다. 그는 지난해 초 첼시에서 실패했던 대목에 대해 자신감 부족과 경쟁자의 합류를 이야기했다. 영국 '더선'을 통해 "첼시에서 첫 시즌에는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2020-2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고, 레알 마드리드와 준결승전에서 득점했으며 골도 많이 넣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감독 때문에 사라졌다. 불공평하다. 그래서 난 다시 즐거움을 얻기 위해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감독은 다른 선수들보다 특정 선수를 선호했다. 그건 당연했다.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서 그냥 떠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베르너는 자신이 괜찮은 활약을 하고도 로멜루 루카쿠에게 투자한 첼시의 접근법으로 입지가 좁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는 "루카쿠는 너무도 큰 스타 스트라이커였다. 첼시도 많은 돈을 썼기 때문에 기용해야 했는데 루카쿠의 성과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뛰지 못했고 그래서 기복이 생겼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친정인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다시 입은 베르너의 가치는 뚝 떨어졌다. 첼시는 5,300만 유로를 지불했다가 고작 2,000만 유로(약 287억 원)만 회수하면서 영입 실패를 인정했다. 고개를 숙이고 분데스리가로 돌아간 베르너는 자존심 회복을 노렸으나 확실히 한창 때에 비해 꺾인 상황이다. 분데스리가 복귀 시즌 27경기 9골로 첼시 시절보다는 나아졌어도 여전히 이름값은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주전 자리에서도 밀렸다. 라이프치히가 로이스 오펜다를 적극 기용하고 유수프 폴센, 벤자민 세슈코 등이 활약하면서 베르너의 입지는 줄었다. 분데스리가 8경기 출전 중에 선발은 고작 2번에 불과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경기 모두 교체 투입이었다.
전반기 총 14경기에서 고작 250분을 뛰었고 2골에 머물러 있다. 베르너 입장에서는 친정을 떠나 다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올여름 독일에서 열리는 유로 2024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출전할 수 있는 팀으로 옮겨야 한다.
프리미어리그가 베르너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당초 베르너에게 관심을 보였던 쪽은 토트넘이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이번 시즌 공격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마커스 래시포드가 부진하고 새로 영입한 라스무스 회이룬과 경쟁할 카드로 베르너를 유심히 지켜봤다.
지난해 11월만 하더라도 독일 매체 ‘스카이스포츠 독일’의 플로리안 플라텐버그 기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베르너 영입을 위해 라이프치히와 조기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할 정도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가까워보였던 베르너인데 손흥민 이탈로 다급해진 토트넘이 하이재킹에 성공한 모습이다.
토트넘은 베르너를 손흥민처럼 활용할 수 있다. 스트라이커는 물론 왼쪽에서도 뛸 수 있는 자원이다. 베르너도 라인 브레이킹에 장기를 보여주는 스타일이라 손흥민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측면 강화까지 생각할 수 있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빠르게 움직이며 6개월 선임대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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