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이어 NH·한투 글로벌 시장 정조준… 수익 다각화 안간힘
[편집자주]지난해 시장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몸살을 겪던 증권사들이 새해를 맞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증권사의 조직개편 최대 화두는 리스크 관리와 전통 IB(투자은행), 글로벌 사업 강화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 후 증권업계의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증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①"위험 관리가 경쟁력" 증권사 새해 경영키워드… 리스크 조직 강화
②"몸집 줄이고 전문성 키운다" IB 경쟁력 강화
③미래에셋 이어 NH·한투 글로벌 시장 정조준… 수익 다각화 안간힘
주요 증권사들이 국내 시장을 넘어 새 먹거리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에 공을 들인다. 이를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나섰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말 대대적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IB(투자은행)로의 새로운 도약을 발표했다. 홍콩법인 최고경영자(CEO) 자리에는 이정호 부회장을 글로벌 사업 총괄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또 한현희 전무를 글로벌 비즈(Biz)부문 대표로 선임하며 글로벌 사업 강화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목표다.
이 부회장과 한 대표는 최근 인수한 인도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Limited)을 방문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증권은 쉐어칸지분 100%를 300억루피(4873억원)에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BNP 파리바와 체결했다. 쉐어칸은 2000년 설립된 인도 10위의 증권사로 임직원 수는 3500여명, 총 계좌는 약 300만개로 인도 전역 400개 지역에 130여개 지점과 4000명 이상의 비즈니스 파트너(외부 전문투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은 향후 인도 쉐어칸을 주축으로 삼아 이머징 시장과 홍콩, 뉴욕 등 선진국 시장에서 주식형 펀드 상품 등 자산관리(WM) 상품 판매를 통해 글로벌 WM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은 해외법인 13개와 사무소 3개를 운영하며 해외 진출한 국내 14개 증권사 가운데 많은 수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해외시장 개척 움직임이 본격화 되는 가운데 이번 조직개편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선점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의 신년사에서도 글로벌 사업 강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김미섭·허선호 각자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그동안 글로벌 비즈니스에 주력해온 점을 피력하며 관련 사업 강화를 주문했다. 두 대표는 "글로벌 비즈니스는 성장지역과 분야에 자원을 계속 배분해 해외법인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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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 사업 확장 의지를 내비쳤다. 사업 추진에 힘을 싣기 위해 전담 부서를 새로 만들거나 재편했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사업본부와 담당을 각각 그룹과 본부로 격상 시켰다. 또한 글로벌사업지원부를 신설해 현지법인의 법률자문 등 운영 전반을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
베트남 시장에서 강점을 보인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홍콩에도 진출하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홍콩증권거래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 워런트 150만주와 중국 대표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 워런트 800만주를 상장했다. 콜 워런트는 국내에서?ELW(주식워런트증권)로 불리는 구조화 상품의 일종이다.
한국투자증권의 홍콩 시장 진출은 과거 베트남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한 후 두 번째 사례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조7000억원에 육박할 만큼 세계적인 규모의 홍콩 파생워런트 시장에 주목해 오랜 기간 준비했고 마침내 결실을 이뤘다는 자평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를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전 사업 부문의 글로벌·디지털화를 추진해 아시아 최고 금융회사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현재 하고 있는 부분을 보다 업그레이드하고, 보완할 부분은 정교하게 다듬어 '점프업(Jump-up)'한다면 업계 전 부문 1위는 물론 아시아 최고 금융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인수금융부문의 해외비즈니스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IB1사업부 직속이었던 홍콩·뉴욕런던 IB1Desk를 투자금융본부 산하로 편제했다.
증권업계에선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이 향후 미래에셋증권과 해외시장 개척을 두고 경쟁을 벌일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기반도 갖춰져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지점수가 11곳으로 미래에셋과 큰 차이가 없고 NH투자증권도 8곳이나 된다.
이처럼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까닭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신시장 개척을 통한 수익원 창출에 대한 절실함도 해외 진출을 부추기는 요소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의 최종 손실인식 가능성으로 재무안정성 저하 우려가 존재한다"며 "(업계의) 부동산금융 의존적인 사업구조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이지운 기자 lee101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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