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줄이고 전문성 키운다" 미래에셋·NH·한투, IB조직 재정비

이남의 기자 2024. 1. 7.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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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변해야 산다" 증권사, 조직개편 새바람②] 전통 업무 강화, 글로벌IB 도약

[편집자주]지난해 시장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몸살을 겪던 증권사들이 새해를 맞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증권사의 조직개편 최대 화두는 리스크 관리와 전통 IB(투자은행), 글로벌 사업 강화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신청 후 증권업계의 부동산PF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글로벌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증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각사
◆기사 게재 순서
①"위험 관리가 경쟁력" 증권사 새해 경영키워드… 리스크 조직 강화
②"몸집 줄이고 전문성 키운다" 미래에셋·NH·한투, IB조직 재정비
③ 미래에셋 이어 NH·한투 글로벌 시장 정조준… 수익 다각화 안간힘
고금리 환경에 우울한 시기를 보낸 증권사들은 올해 IB(투자은행) 부문을 재정비하고 반전을 모색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탈피하고 IB 수익 다각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대형 증권사들은 전통 IB 업무를 강화해 글로벌 IB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금리에 M&A 위축… 쇄신인사, IB전문화


한국투자증권은 김성환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당분간 IB그룹장 역할을 맡는다. 지난해말 배영규 IB그룹장(전무)의 퇴임으로 IB그룹장이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한투증권 IB 조직은 정일문 전임 사장 체제에서 IB 조직을 이끌던 배 IB그룹장이 퇴임한 데 이어 최신호 IB1본부장을 제외하고 IB2~IB4본부 모두 신임 본부장으로 물갈이됐다.

IB2본부장은 김성열 커버리지1담당, IB3본부장은 유명환 기업금융담당, IB4본부장은 정진곤 M&A·인수금융2부 부서장이 맡게 됐다. 이 중 신임 김성열 IB2본부장과 정진곤 IB4본부장은 내부에서 승진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IB3본부장은 IB1본부에서 IPO 부서장으로 일했던 유명환 상무가 새롭게 선임됐다.

미래에셋증권은 IB조직 구조를 5사업부 1실 1사업 담당 20개 부문에서 1사업부 1실 18개 부문으로 개편했다. 사업부를 줄인 효율화 작업이다. IB1, IB2, 자기자본투자(PI), 글로벌사업부를 부문으로 변경하고 IB2 사업부의 부동산 7개 본부는 IB2 부문 내 4개 본부로 간소화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작업을 단행했다.

NH투자증권도 기존 프로젝트 금융본부를 인프라투자본부로 이름을 바꿨다. 조직 전문화를 위한 조치다. 특히 부동산금융 전문 역량을 활용한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실물자산투자본부 아래 부동산PE부를 신설했다.

삼성증권은 어드바이저리 본부와 IB 솔루션 본부를 기업금융 1·2본부로 재편했다. 기업금융 1본부장은 어드바이저리 본부를 이끌던 이상현 상무가 맡고 기업금융 2본부는 이세준 IB솔루션 본부장이 담당한다. 여기에 인수금융과 인수·합병(M&A) 사업 간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기업금융 본부는 M&A본부로 명칭을 변경하고 M&A 1·2팀과 인수금융을 담당하는 투자금융 1·2팀을 산하에 두게 됐다.


IPO시장 호황 대비… '전문인력' 키운다


증권사들은 기업공개(IPO) 부서를 강화하며 IB부문에 힘을 주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주식시장에 훈풍이 불자 IPO주관 실적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조단위' 대어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두산로보틱스 등성공적으로 상장한 성주완 미래에셋증권 IPO 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미래에셋증권에서 IPO1팀장을 맡은 하주선 부장도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KB증권은 유승창 본부장이 부임 1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리서치센터장 출신인 유 본부장은 지난해 ECM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공모 후 시가총액 기준 최대 4조원 규모의 HD현대마린솔루션 딜을 따냈고 LS머트리얼즈 등 주요 기업을 성공적으로 상장시켰다.

하나증권은 IPO를 담당하는 박병기 기업금융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하나증권은 IB1·2부문을 신설하고 박 본부장이 IB1부문장을 겸직하기로 했다.

키움증권은 구성민 기업금융본부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구 본부장은 2018년 기업금융본부장을 맡은 후 DCM과 IPO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며 키움증권의 IB 사업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은 IB2~4본부장이 모두 교체한 가운데 IPO를 담당하는 최신호 IB1본부장을 유임했다. 대신 '빅딜'을 전담하는 IPO1담당을 신설하고 기업금융1부 부서장인 김해광 이사가 신임 부서장을 맡았다.

삼성증권도 이기덕 CM 본부장 체제를 유지하면서 기존 3부 체제에서 4부 체제로 IPO팀을 늘렸다. 신설한 4부는 김성민 신임 팀장이 이끈다.

지난해 12월 국내 증시에선 '따따블(공모가 대비 주가 4배 상승' 종목이 3개가 나오면서 공모주 시장의 투자 열기가 달아올랐다. 올해도 조단위 대어급 기업들이 연초부터 줄줄이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어 증권사들의 IPO 경쟁이 치열하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는 등 공모주 투자 심리는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글로벌 금리 인하 기대감과 시장 지수 회복으로 지난해 대비 우호적인 IPO시장 분위기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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