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건강] 겨울철 더 심해지는 '치질'…쉬쉬하지 말고 치료해야

강승지 기자 2024. 1. 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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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핵·치열·치루 아울러 치질…"혈관 수축돼 혈액순환 부족"
좌변기에 오래 앉아있지 않는 등 생활·식이습관 개선해야
ⓒ News1 DB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겨울철에는 우리 몸의 혈관과 근육이 수축하는 등 각종 질병의 위험이 도사린다. 이때 주의할 질병 중 하나가 '치질'이다. 가족에게도 말 못 하는 데다, 진료받기를 부끄러워하고 위생상 문제라는 오해 때문에 통증과 병을 키우기도 한다.

하지만 초기에는 좌욕이나 화장실에 오래 머물지 않는 등의 생활 속 노력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 특히 좋은 습관을 알아두고 실천하는 게 항문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7일 외과 의료진 등에 따르면 대표적인 항문질환으로 △치핵 △치열 △치루가 있다. 항문 출혈과 항문 내부 덩어리가 나오는 치핵과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그리고 항문 주변 농양이 곪았다가 터지는 치루 모두를 아울러 '치질'이라고 한다.

항문은 큰 혈관 덩어리 3개와 작은 혈관 덩어리들로 이뤄졌다. 치핵은 이 혈관 덩어리가 부풀어 오르며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오는 질환이다. 차가운 곳에 오래 앉아 있거나 변비로 화장실 좌변기에 오래 앉아 힘을 주는 압력 등의 원인으로 부풀어 오른다.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데 선홍색 출혈, 항문 덩이, 항문 통증이 치핵의 흔한 증상이다. 치핵은 위치에 따라 항문의 치상선(직장의 점막과 항문 피부가 만나는 곳) 안쪽에 발생한 게 내치핵(암치질), 치상선 밖에 생긴 게 외치핵(수치질)이다.

ⓒ News1 DB

권윤혜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전체 환자 비율 중에서는 내치핵이 20%, 외치핵이 10%, 내치핵과 외치핵이 복합된 혼합치액이 70%"라며 "이들에게 겨울은 반갑지 않다. 기온이 낮아지면 모세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순환이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권 교수가 조언하기를 치핵은 증상에 따라 4단계로 구성된다. 1기와 2기는 좌욕이나 약을 사용해 호전될 수 있으나, 치핵 조직이 항문 밖으로 빠져나온 뒤 저절로 들어가지 않고 손가락으로 밀어 넣어야만 복원이 되는 3기 이상일 때 수술을 고려한다.

보통 치핵 점막을 고정하거나 혈관조직을 묶음으로써 치핵의 크기를 줄이는 '보조술식'이나 혈관 덩어리를 원형의 관으로 끌어올려 자르고 봉합하는 '치핵근본술식' 수술이 진행된다.

딱딱한 변이나 심한 설사로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현상은 치열이다. 배변 시 찌르는 듯한 통증이 특징이며 휴지로 닦을 때 피가 휴지나 변에 묻어 나오게 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급성 치열은 좌변기에 오래 앉아있지 말고 좌욕을 하는 등 생활 속 노력만으로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만성 치열은 항문 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고, 이를 방치하면 항문 주위 농양이나 치루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항문 주위에 비정상적인 통로를 만드는 질환인 치루는 항문 주변의 통증, 부기, 고름 등 분비물과 출혈이 뒤따른다. 대부분 치핵과 만성 설사, 염증성 장 질환, 항문 주위 농양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평소에 치루 증상을 느끼지 못한 환자도 과로나 과음, 심한 설사를 한 뒤 염증이 생겨 항문이 아프다가 곪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오래 두면 항문 주위에 복잡한 길이 뚫려 치료가 어렵고 드물기는 하지만 치루암으로 발전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권 교수는 "매일 반복되는 배변 활동으로 증상을 잘 알고 있으니 자가 진단으로 치료 여부를 판단할 수도 있지만 부위의 특성상 치료에는 나서지 못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라며 "병원을 찾아 전문 진료를 받는 적극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안병규 한양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는 치핵 등이 대장암으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근본적인 발생기전과 병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진단이 정확하게 됐을 때 이야기고 혈변, 항문 통증 등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와 대장내시경 등을 받아보라고 권했다.

안 교수는 "최근 대한대장항문학회 설문에 따르면 국민 2명 중 1명은 배변 시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행위가 안 좋다기보다 화장실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할 수 있다"며 "생활 습관, 식습관은 물론 배변 습관 개선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쪼그리거나 책상다리하고 바닥에 앉는 자세 등은 가급적 피하고 치핵이 있으면 갑작스럽게 무거운 것을 들거나 무리하게 등산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과음은 항문질환을 악화시키니 자제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게 좋다고 안병규 교수는 조언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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