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부른 '혐오 정치'...총선 앞 '자성론' 한목소리

조성호 2024. 1. 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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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은 '협치'보다는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는 극단적인 정치 문화가 불러온 거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음모론, 적대적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민주당 이재명 대표처럼 유력 정치인이 공개 일정 도중에 습격받은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대표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습된 게 대표적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유세 도중 괴한이 휘두른 흉기에 얼굴을 심하게 다쳤습니다.

[이성헌 / 당시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2006년 5월) : 군중 속에서 나와 계단에 발을 하나 걸치는 순간에….]

2018년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하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30대 남성에게 폭행당했습니다.

불과 2년 전엔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지원 유세를 하던 송영길 전 대표가 70대 유튜버에게 둔기로 여러 차례 공격받기도 했습니다.

[이해남 /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직능본부 부본부장 (2022년 3월) : 갑자기 나이 든 할아버지가 망치를 꺼내서 세 번 이상을 때렸더라고요.]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정치인에 대한 테러.

증오, 혐오에 바탕을 둔 극단적인 이분법에 익숙해진 정치 문화 때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내 편은 선, 상대는 악으로 보는 여야의 적대적 대결 구도가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동에 영향을 미쳤단 겁니다.

[양승함 / 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난 4일 / YTN '뉴스라이더' 출연) : 내로남불, 적반하장의 그런 논리에 빠져서 상호 적개심을 극대화하는 그런 상황이 문제가 되는 거죠.]

이 대표 피습 사건을 계기로, 여야 정치권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윤재옥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3일) : 독버섯처럼 자라난 증오 정치가 국민께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어 정치 문화를 혁신할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정성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4일 / YTN '뉴스큐' 출연) : 정치인들이 소위 말하면 팬덤 정치를 하면서 국민의 증오감 또는 혐오감들을 증폭시키는 그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나 걱정이 많이 되고요.]

이 대표 사건을 놓고 자작극이라거나 정권 사주라는 '음모론'이 제기되는 것, 또 습격 피의자의 당적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는 걸 여야 할 것 없이 비난하고, 경계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홍익표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3일) : 정치적 자작극이라든지 등등의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거나…. 사실상 허위사실 유포죄에 해당하고 가짜뉴스죠.]

[박정하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지난 3일) : 정당 가입 여부 등을 두고 양 극단의 혐오 정치로 몰아가려는 불필요한 논쟁은 지금 상황에 어떤 도움도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반성 분위기가 오래갈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본회의장 안에서 고성을 지르지 않기로 한 여야의 '신사협정'은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이른바 '쌍특검법' 등 쟁점 현안 앞에선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국민의힘 의원:"이재명 방탄! 방탄 그만해" 민주당 의원:"거부하는 자가 범인이에요."

특히, 90여 일 남은 총선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분노와 저주가 난무하는 진영 대립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큽니다.

상대를 혐오하는 정치 문화가 이어진다면 지지층 간 분열과 갈등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 테러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 정치를 복원해야 하는 큰 숙제가 여의도 정가에 주어졌습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촬영기자 : 이성모 한상원

영상편집 : 한수민

YTN 조성호 (jongkyu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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