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금리인하 기대 낮춘 FOMC 의사록 … 새해 첫 금통위 향방은
원·달러 환율 1315원대로… 美 10년물 금리 4% 돌파
11일 올해 첫 금통위… 추가인상 신중론 보일까
지난 3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회의 의사록이 금리 조기인하 가능성을 잠재우면서 시장의 기대감도 잦아들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했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오름세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 열리는 새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에서 내놓을 메시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달러 강세에 원·달러 환율·달러인덱스 모두 올라
7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5일 원·달러 환율은 4일보다 5.4원 오른 1315.4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 초반 1313.0원을 기록한 뒤 오후 1쯤 1317.2원까지 치솟았다가 1315원대로 내려앉았다. 유로·엔·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6% 올랐다.
미국 국채금리는 급등했다. 미국 10년물 수익률은 4일에 이어 5일도 4%를 돌파했다. 지난 연말엔 연 3.8%까지 떨어졌었다. 5일 한국 10년물 수익률도 이전 거래일 대비 5.6bp(1bp=0.01%포인트) 오른 3.344%로 거래를 마감했다. 작년 마지막 거래일(12월 28일) 수익률 3.183%보다 16bp 이상 높다.
이는 3일 공개된 FOMC 의사록이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잠재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정책 전망에 대해 논의하면서 정책금리가 정점 또는 그 부근에 있을 것으로 봤지만, 실제 금리 인하가 일어날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도 있었다. 의사록을 보면 거의 모든 위원이 인플레이션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전망은 이례적으로 높아진 불확실성과 연관돼있다는 점을 들어 향후 경제 상황이 추가 인상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의사록이 공개된 뒤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은 한풀 꺾였다. 블룸버그 터미널에 따르면, 미국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의사록이 공개된 4일 67.8%로 집계됐다. 전날의 74.6%에서 하락한 것이다. 작년 말에는 이 수치가 88.3%까지 치솟았었다.
◇ 11일 금통위 주목… 추가인상 필요성 잠재울까
FOMC 의사록이 공개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로 쏠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 자리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3.5%)으로 유지할지, 조정할지를 논의한다. 금통위는 작년 2월부터 11월까지 7회 연속 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1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3.2% 오르면서 물가안정목표(2%)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물가 상승률이 3%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당분간은 현행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FOMC 회의 결과와 맞물려 그간 추가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일부 금통위원들의 의견이 달라질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연내 인하 필요성에 대해선 위원들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금통위원들도 발언 수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작년 11월에 열린 직전 금통위에서는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기준금리보다 낮게 형성된 시중금리도 이런 추측에 힘을 싣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일 오후 3시30분 기준 3년물·5년물·10년물 수익률은 3.3%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기준금리인 3.5%보다는 20bp 낮은 것이다. 시중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은 현상이 장기간 유지되면 투자자금이 단기채권으로 쏠리게 만들어 기업의 투자 활동이 위축되고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에 열린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시한 4명 중 1~2명 정도는 의견을 철회할 수 있다”면서 “FOMC에서도 금리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고, 시중 금리가 3.3%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신중론으로 돌아서는 위원이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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