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에너지법, 울산 부유식해상풍력에 날개 다나[신년기획②]

박수지 기자 2024. 1. 7.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선정 시 기업·시민 전기료↓
부유식 해상풍력 재조명…김두겸, 벤치마킹 나서
해상풍력 특별법 국회 잠자는 중…대책마련 필요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김두겸 울산시장이 14일 오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핵심 측인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신청을 위한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3.06.14.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지역에서 생산한 전기를 기업이나 시민 등 수요자에게 직접 공급하면 어떻게 될까. 한전을 거치지 않게 되니, 가격은 당연히 저렴해진다. 기업 측면에서도 저렴한 전기요금이 적용되는 지역을 택할 것이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주춤했던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구축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울산이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에 선정되면 부유식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지역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두겸 울산시장도 부유식 해상풍력에 대한 입장을 180도 바꿨다. 취임 직후 '시기상조' 라는 이유로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지만, 이제는 글로벌 부유식해상풍력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울산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선점 '총력'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 국회에 통과됨에 따라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특별법의 취지는 지역 간의 전력 공급과 수요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동안 전기는 한전을 통해 생산지와 상관없이 전국 일률적으로 공급돼 왔다. 이 때문에 전기료 가격 구조에서 생산지는 송전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불이익을 받아 왔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신재생에너지 분담률을 확대하기 위해 제정된 것이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다.

특별법은 ▲지역별 전력자립률 향상 지원을 위한 분산에너지 보급 확대 지역(특구) ▲특화지역 내에서 분산에너지사업자는 직접 전기사용자에게 전기공급 가능 ▲전력 부족 또는 남는 경우 전력시장 및 전기판매사업자와의 거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생산된 전기를 지역 내에서 거래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남는 전력은 전기판매업자(한전)에 판매도 가능하다. 특히 울산에 이를 적용하면 다른 지역 대비 저렴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 울산에는 원자력 발전소 뿐만 아니라 가스발전 등 전기 생산량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유식 해상풍력까지 더해지면 울산은 '신재생에너지 선도도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에 울산시는 전기 공급 특례가 주어지는 '분산에너지특화지역'에 지정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먼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분산에너지 활성화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은 신재생에너지인 수소, 이차전지, 부유식해상풍력 등을 기반으로 분산에너지를 선도해 나갈 준비된 지역"이라며 "특화지역 지정을 출발점으로 그 선상에서 기업들의 발전소 건설 투자가 용이해져 분산에너지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해외 사절단을 이끌고 유럽을 방문 중인 김두겸 울산 시장이 지난 11일 (현지시간) 포르투갈 비아나 두 카스텔루에 위치한 윈드플로트 아트란틱 해상풍력단지를 방문해 글로벌 해상풍력 에너지 전문회사인 오션윈즈와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투자의향 협약을 체결 했다.왼쪽 카스텔루 시장,오션윈즈 대표, 김두겸 시장,이윤철 상공회의소 회장. (사진=울산시청 제공). 2023.09.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다시 속도낸다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에 대한 울산시의 기류가 바뀐 이후 벤치마킹도 공격적이다. 지난해 9월에는 김두겸 시장이 포르투갈의 윈드플로트 아틀란틱(WindFloat Atlantic) 해상풍력단지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이곳은 세계 최초로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의 상용화와 수익 가능성을 입증한 시설이다. 현재는 3개의 부유식 하부체와 3개의 8.4㎿급 해상풍력 터빈이 설치돼 있어 약 25㎿ 규모의 전력을 생산해 낸다. 이는 연간 2만 5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곳에서 김두겸 시장은 오션윈즈(OceanWinds)와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오션윈즈는 전 세계적으로 4GW 규모의 프로젝트 개발을 진행 중인 세계적 해상풍력에너지 전문 회사다. 윈드플로트 아틀란틱 해상풍력단지 역시 오션윈즈의 사업이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의 세계적인 우수사례를 직접 확인했다"며 "분산에너지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풍력을 비롯한 수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 활성화에 울산시가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뉴시스] 박수지 기자 = 국제해상풍력협회가 20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상풍력 촉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2023.12.20. *재판매 및 DB 금지

복잡한 인허가 절차 남아…특별법은 국회 계류 중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이 원만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제도적 어려움이 해결 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는 만큼 정부 차원에서 해상풍력사업 추진을 위한 각종 규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해상풍력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어려움이 예상되자 울산에서는 '해상풍력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해상풍력협회가 최근 울산시청에서 특별법 필요성을 언급하며 입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이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국가주도의 계획입지와 인허가 절차 통과 등을 담고 있다. 해상풍력 단지 개발의 난제인 주민수용성과, 군 작전성 평가, 환경평가 등을 빠르게 처리하는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때문에 해상풍력 특별법을 조속히 통과시켜 사업 추진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게 협회 입장입니다.

협회 관계자는 "2022년 이전까지 국내 해상풍력 누적 설치 용량은 124.5MW로 전체 신재생 에너지 설치량 26.9GW의 0.4%에 불과한 초라한 성적"이라며 "해상풍력발전 사업에 관한 관심과 시도가 높은 만큼 조속히 특별법을 통과시켜 사업 추진이 원할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여야 합의 불발로 특별법이 여전히 국회 계류 중이고, 기존의 해상풍력 사업자에게는 법안이 불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parksj@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